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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간 옛 동료에 노골적 손가락질, 강민호가? '현역 최고 대도' 두차례 저격, 대체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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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포수 강민호와 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은 삼성 시절 한솥밥을 먹던 친한 사이. 박해민의 LG 이적으로 팀이 엇갈렸고, 이제는 포수와 발 빠른 주자로서 대치하게 됐다.

반드시 잡아야 하는 강민호와 반드시 훔쳐야 하는 박해민 간의 팽팽한 긴장감.

창과 방패의 모순 대결이다. 현역 최고의 '대도' 박해민은 2015년부터 2018년까지 4년 연속 도루왕 출신. 올 시즌도 34도루를 기록하며 4위를 달리고 있다. 통산 도루 부문에서 402도루로 현역 선수 중 1위다.

그런 대단한 도루왕 조차 덜미를 잡혔다. 그것도 두번 씩이나…. 친정 삼성, 저격수는 강민호였다.

지난 1일 잠실 삼성-LG전. 흐름은 삼성쪽이었다.

LG는 10안타를 치고도 무득점에 그치는 힘든 경기를 치렀다. 고비마다 박해민의 두 차례 도루자가 흐름을 끊었다. 0-2로 뒤진 2회 2사 후, 박해민은 백정현과의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후속 김범석 타석 때 초구부터 2루로 뛰었다. 강민호가 힘차게 2루에 송구했지만 원심 세이프. 비디오 판독을 끝에 세이프가 아웃으로 정정됐다. 강민호 포수는 주먹을 불끈 쥐며 기뻐했다.

5회말 박해민에게 또 한번 도루 기회가 찾아왔다. 1사 후 안타로 출루한 박해민은 또 한번 2루 도루를 시도했다. 하지만 강민호의 빨랫줄 송구에 또 한번 발목을 잡혔다. 심지어 자연 태그였다.

박해민은 그라운드에 누워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강민호는 뛸듯 기뻐하며 2루의 박해민을 향해 손가락질을 했다. 강민호의 손가락질. 이유가 있었다.

강민호는 9일 KIA전에 앞서 최근 불 방망이와 함께 부쩍 향상된 도루저지능력에 대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준비를 하려고 하고 있다. 포수가 도루를 잡지 못하면 지타로 밀려야 한다"고 말했다.

"올 시즌은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한 강민호는 그날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풀어놓았다.

"해민이가 처음에 아웃되고 들어왔을 때 '이제 도저히 못 뛰겠다'고 말하고 나서 또 뒤는 거에요. 해민이 한테 손가락질 한게 '왜 안 뛴다고 하더니 또 뛰느냐'라는 의미의 농담 섞인 제스처였어요. 어차피 우리는 최대한 경쟁해야 하는 위치니까요.(웃음)"

절친한 전 삼성 동료 간의 유쾌한 신경전. 승자는 강민호였지만 패자 박해민도 미소지을 수 있는 공정한 승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