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NBA 올스타로 이루어진 미국 올림픽 농구 대표팀이 '4강 탈락' 망신을 당할 뻔했다. NBA MVP 출신 니콜라 요키치(덴버)가 버티는 세르비아를 맞아 1, 2, 3쿼터 내내 끌려다녔지만 4쿼터에 가까스로 역전했다.
미국은 9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의 베르시아레나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농구 남자 준결승전에서 세르비아를 95대91로 제압했다. 미국은 독일을 꺾고 결승에 오른 홈팀 프랑스와 금메달을 놓고 다툰다.
미국은 스테판 커리(골든스테이트) 르브론제임스(LA레이커스) 케빈 듀란트(피닉스) 등 NBA 슈퍼스타들로 초호화 멤버를 꾸렸다.
하지만 세르비아를 상대로 진땀을 흘렸다. 1쿼터를 23-31로 불안하게 출발한 미국은 전반전이 끝났을 때 43-54로 점수 차이가 더욱 벌어졌다. 경기 한때 세르비아는 17점까지 앞섰다. 미국은 63-76으로 13점이나 뒤진 상태로 4쿼터를 맞이했다.
전열을 가다듬은 미국은 4쿼터 시작하자마자 르브론과 커리의 연속 득점을 앞세워 추격에 시동을 걸었다. 67-78에서 듀란트와 데빈 부커가 연속 3점슛을 꽂았다. 세르비아가 타임아웃을 불러 흐름을 끊었다.
77-84에서는 조엘 엠비드(필라델피아)가 해결사로 나섰다. 엠비드가 2점슛 성공 후 바스켓카운트 앤드원에 다음 공격 2득점까지 40초만에 5점을 책임졌다.
84-86에서 커리가 드디어 경기를 뒤집는 3점을 꽂아넣었다. 커리는 다음 수비에서 스틸까지 따내며 속공으로 2점을 추가했다. 5점 리드를 잡은 미국은 끝까지 지켜내며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커리는 "4쿼터에 우리 수비가 살아났다. 나와 부커 듀란트 르브론 앤서니 데이비스 등 운동능력이 뛰어난 라인업을 투입해 활기를 불어넣었다. 엠비드가 들어와서 큰 슛을 터뜨렸다. 수비가 살아나면 공격도 탄력이 붙는다"고 돌아봤다.
커리는 "대회 내내 기회가 많지 않았다. 슛도 잘 들어가지 않았지만 기회가 오는 순간 자신감이 흔들리지 않았다. 4쿼터에 엠비드가 멋진 스크린을 걸어줬다. 그 슛을 성공시키면서 리듬이 계속 이어졌다. 하루에 슛을 몇 개를 쏘든 상관없이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고 했다.
세르비아에 크게 뒤진 채로 4쿼터를 시작했지만 동요는 없었다.
커리는 "다들 침착했다. 정말 당황하지 않았다. 경기장은 어수선했지만 벤치에서는 긍정적이고 좋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하프타임 때에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며 자신감을 잃은 순간은 없었다고 돌아봤다.
커리는 결승 상대 개최국 프랑스를 경계했다.
커리는 "프랑스는 안방에서 경기를 펼친다. 지난 몇 경기 동안 로테이션을 조금 바꾼 것 같은데 통하고 있다. 모두가 잘하고 있다. 빅터 웸반야마는 언제든 터질 수 있다. 에반 포니에도 큰 슛을 터뜨리고 있다. 그들이 홈에서 좋은 기운을 받을 것이라는 걸 잘 안다. 우리는 오늘 밤보다 더 좋은 출발을 해야 한다"며 경기 초반 주도권을 빼앗기면 곤란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