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경기 초반 갑작스러운 폭우에 경기가 중단됐다. 양팀 선발투수에겐 말 그대로 '치명타'였다.
NC 다이노스 이재학은 2010년 프로에 입문, 올해로 15년차 선발투수다.
하지만 이재학은 7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에 선발등판, 단 2이닝만에 8피안타 2볼넷에 수비진의 잇따른 실책까지 겹치며 무려 9실점한 뒤 교체됐다.
양팀은 1회부터 거친 홈런 공방전을 벌였다. 먼저 포문을 연 쪽은 NC였다. 1회초 데이비슨이 롯데 김진욱을 상대로 시즌 34호 홈런포를 쏘아올렸다. 타구 속도 178.4㎞, 비거리 135m의 대형 홈런이었다. 데이비슨은 홈런 2위 김도영(29개·KIA 타이거즈)와의 차이를 5개로 벌렸다.
롯데도 반격했다. 1회말 고승민의 우월 투런포, 윤동희의 역전 쓰리런포로 반격했다. 베테랑 이재학을 뒤흔들었다. 반면 롯데 김진욱은 2회초를 실점없이 마쳤다.
그런데 롯데의 2회말 공격이 진행되던 중 폭우가 쏟아졌다. 올여름 이제 전국민이 익숙해진 동남아시아를 연상시키는 스콜이다. 뚜렷한 예보도 없이 부산 동쪽에서 나타난 먹구름이 사직야구장에 물폭탄을 쏟아부었다. 빗방울은 팬들이 미처 관중석 위쪽으로 피하기도 전에 삽시간에 굵어지며 사직동을 강타했다.
한동안 장대비가 쏟아졌고, 이후에도 꾸준한 부슬비로 바뀌었다. 7시 9분경 중단된 경기가 재개되는데는 한시간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다. 구장관리팀 측은 '오후 8시에 경기를 재개한다'는 안내를 했지만, 그라운드의 물웅덩이를 정비하는 과정에서 좀더 늦어서 경기는 8시 4분쯤 재개됐다.
55분에 달하는 경기 중단시간은 양팀 선발투수에겐 치명타였다. 올해 13경기 66이닝, 3승5패 평균자책점 4.50으로 무난한 피칭을 이어왔던 베테랑도 대처할 수 없었다. 2회말 1사1,3루에서 전준우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줬고, 3회말에는 첫 타자 손호영에게 안타, 나승엽의 1타점 2루타, 윤동희에게 볼넷을 내준 뒤 이준호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이후 롯데가 3점을 더 추가하면서 이날 이재학의 기록은 2이닝 8피안타 2볼넷 9실점이 됐다.
프로 데뷔 4년만에 최고의 해를 보내고 있던 롯데 김진욱도 마찬가지였다. 3회를 채우지 못하고 2⅓이닝 4피안타 4실점을 기록한 뒤 교체됐다.
김진욱 개인으로선 참. 염원했던 선발 한자리를 꿰찼고, 이렇다할 경쟁자도 보이지 않는 올해다. 이번에야말로 사령탑의 신임도 얻었다.
하지만 이날 김진욱은 3회초 1사 만루에서 NC 김휘집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준 뒤 교체됐다. 두번째 투수 박진이 NC 김성욱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주면서, 김진욱의 자책점은 4개로 늘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