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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자는 없었다' 배드민턴 혼복 4강에서 펼쳐진 코리안더비, 명승부 끝 김원호-정나은이 웃었다 '은메달 확보'[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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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배드민턴 혼합복식이 은메달을 확보했다. 김원호(삼성생명)-정나은(화순군청)이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 선수들끼리 붙은 4강전, 김원호-정나은이 웃었다.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은 2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2024년 파리올림픽 배드민턴 혼합복식 4강전에서 세계랭킹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에 2대1(21-16 20-22 23-21)로 승리했다. 김원호-정나은은 결승에 오르며 금메달에 도전한다.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무대에서 결승에 오른 것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이후 처음이다. 서승재-채유정은 동메달결정전에 나선다.

얄궂은 대진이었다. 전날 열린 8강전에서 나란히 승리하며 4강에서 충돌했다. 조별 예선에서 1승2패에 머물며 탈락 위기였던 김원호-정나은은 게임 득실에서 -1(3득 4실)로 앞서 A조 2위로 8강 무대를 밟았다. 8강에서 말레이시아의 첸 탕지에-토 이웨이조에 2대0 승리를 거뒀다. 앞서 서승재-채유정은 같은 날 홍콩의 탕 천만-체 잉수엣을 2대0으로 완파하고 4강에 올랐다. 서승재-채유정은 조별 예선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며 4강까지 왔다.

서승재는 "4강에서 붙게 되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 서로 최선을 다해서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라면서 "저희도, 후배들도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한다면 경기가 재밌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김원호-정나은의 8강전을 챙겨볼 것이라며 "분석도 하고 응원도 할 거다. 같은 대한민국 선수로서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원호는 "올림픽 준결승에 한국 두 팀이 올라가서 너무 행복하다"면서 "승부의 세계는 냉정하기 때문에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당차게 말했다. 정나은은 "후회 없이 경기를 치러서 한국에 돌아가자는 말을 했었다"면서 "(금메달까지) 진짜 별로 안 남았으니까 열심히 한번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여자복식과 남자복식이 모두 4강 진출에 실패한만큼, 혼합복식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누가 이겨도 이번 대회 한국 배드민턴의 첫 메달을 획득하게 되지만 승부는 승부였다. 상대전적에서는 서승재-채유정이 김원호-정나은에 5전승으로 압도했다. 하지만 서승재가 낮에 남자복식 8강을 치르며 체력적 부담이 있는게 변수였다.

양 팀이 서로를 너무나 잘알고 있는만큼, 1세트 초반부터 팽팽했다. 나란히 점수를 주고 받았다. 김원호-정나은이 조금씩 앞서나갔다. 8-5. 김원호의 네트 플레이가 빛났다. 김원호-정나은이 먼저 11점에 도달했다. 3점차는 계속됐다. 15-12, 김원호-정나은의 리드. 양 팀은 점수를 주고 받았다. 김원호-정나은이 세트포인트까지 왔다. 김원호의 강한 스트로크가 통과되며 21-16으로 승리했다.

2세트도 팽팽했다. 3-3으로 초반 맞섰다. 이후 점수를 주고 받다 김원호의 대각선 공격이 통해며 김원호-정나은이 8-6으로 앞서나갔다. 서승재-채유정도 만만치 않았다. 연속 공격을 성공시키며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역전하며 치고 나갔다. 11-9로 앞섰다. 이후 두 점차를 두고 양 팀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김원호-정나은이 따라 붙었다. 16-16. 정나은의 멋진 샷으로 17-16, 역전에 성공했다.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서승재-채유정이 힘을 냈다. 연속 득점으로 세트포인트를 잡았다. 하지만 이내 김원호-정나은이 연속 득점에 성공하며 듀스가 됐다. 하지만 두 점을 먼저낸 서승재-채유정이 22-20으로 승리했다.

승부는 3세트에서 갈렸다. 이번에도 팽팽했다. 채유정의 멋진 대각 공격이 통하며 서승재-채유정이 5-3으로 앞섰다. 흐름을 타며 점수차를 벌렸다. 김원호-정나은도 반격했다. 연속 득점으로 10-10, 동점을 만들었다. 11점을 두고 멋진 랠리가 펼쳐졌다. 서승재-채유정이 승리하며 11점에 먼저 도달했다.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13-13. 김원호-정나은이 앞서나갔다. 내리 3점을 땄다. 김원호의 몸상태가 좋지 않은 변수가 생겼다. 토했다. 닥터가 투입됐다. 서승재의 강한 스트로크가 상대를 흔들었다. 내리 점수를 올렸다. 17-17로 동점을 만들었다. 다시 점수를 주고 받으며 랠리게임이 이어졌다. 김원호-정나은은 모든 힘을 쥐어 짰다. 20-18로 리드했다. 서승재-채유정도 마기막까지 추격했다. 결국 동점을 만들었다. 20-20 듀스. 기어코 역전했다. 하지만 김원호가 투혼을 발휘하며 다시 듀스. 채유정의 공격실수로 다시 김원호-정나은이 리드했고,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편, 여자 단식 8강에서는 김가은(삼성생명)이 인도네시아의 마리스카 그레고리아 툰정에 1대2(4-21 21-8 21-23)로 석패했다. 1세트에서 4-21로 크게 졌던 김가은은 2세트에서 21-8 대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운명의 3세트, 듀스까지 가는 치열한 접전이 이어졌다. 하지만 마지막을 넘지 못했다. 21-23으로 아쉽게 패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