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주엽(25·하이원)이 2024년 파리올림픽 입상에 실패했다.
'세계랭킹 24위' 한주엽은 1일(한국시각) 프랑스 파리 샹드마르스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유도 남자 90㎏급 패자부활전에서 '세계 11위' 하파엘 마세두(브라질)에게 한판패했다. 한주엽은 경기 시작 1분 44초에 다리대돌리기에 당해 절반을 내줬고 경기 종료 38초를 남겨두고 빗당겨치기에 한판패를 당했다. 동메달결정전 진출에 실패한 한주엽은 생애 첫 올림픽 유도 개인전을 마무리했다.
기대 이상의 선전이었다. 한주엽은 올해 초까지만 해도 올림픽 출전 자체를 상상하기 어려웠다. 세계랭킹 50위권 이었던 한주엽은 올림픽 랭킹 상위 17명에게 주어지는 출전권과는 거리가 멀었다. 포기는 없었다. 작년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다쳤던 무릎이 회복할 틈도 없이 5개월간 전 세계를 돌며 9개 대회에 출전했다. 절박한 한주엽은 3월 트빌리시 그랜드슬램, 4월 아시아개인선수권대회, 5월 두샨베 그랜드슬램에서 연달아 동메달을 획득했다.
극적으로 기회가 찾아왔다. 올림픽 랭킹 상위 17명에는 들지 못했지만, 착실히 모은 포인트로 국가당 1장씩 주어지는 대륙별 출전권을 얻었다. 당초 1순위였던 여자 52㎏급 정예린이 올림픽 랭킹을 통해 출전권을 획득하면서 한주엽에게도 기회가 왔다.
한주엽은 32강전에선 세계 82위 카르멜 코네(부르키나파소)에게 어깨로조르기 한판승, 16강전에선 32위 존 제인(미국)에게 업어치기로 절반승을 차지하며 8강까지 올랐다. 8강 상대는 세계 1위 라샤 베카우리(조지아). 한주엽은 선전했지만 안다리후리기 한판패를 당하며 4강행에 실패했다. 동메달을 꿈꿨지만, 아쉽게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한주엽은 "올림픽은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스러운 자리인 것은 맞지만, 그 자리에 메달 하나가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다"며 "올림픽은 경험하는 자리가 아니라 증명해내야 하는 자리인데, 증명해야 하는 자리에서 경험을 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감까지 꺾진 않았다. 한주엽은 "로스앤젤레스 올림픽과 그다음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딸 때까지 계속 도전할 것"이라면서 "이번을 발판 삼아 더 높이 올라가겠다. 태극기가 제일 높은 곳에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