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오타니 쇼헤이의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오타니가 다저스타디움을 떠나갈 듯한 대포를 쏘아올리며 후반기 첫 홈런을 신고했다. 아울러 4년 연속 30홈런의 위업도 달성했다.
오타니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 리드오프 지명타자로 출전해 홈런을 포함해 3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 1볼넷을 기록했다. 다저스는 오타니, 프레디 프리먼 등 6명의 타자가 6홈런을 몰아쳐 9대6으로 승리했다.
9대6으로 승리한 다저스는 이번 보스턴과의 후반기 개막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59승41패를 마크,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오타니가 홈런을 날린 것은 5-2로 앞선 5회말 주자없는 상황에서다.
선두 타자 오스틴 반스가 좌중간 솔로홈런을 친 뒤 3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볼카운트 2B1S에서 보스턴 우완 선발 커터 크로포드의 4구째 85.9마일 한가운데 커터를 그대로 통타해 우중간 담장 너머 관중석 뒤쪽으로 넘겼다.
발사각 28도, 타구속도 116.7마일(187.8㎞)의 속도로 날아간 타구는 다저스타디움 가운데 펜스 오른쪽 방향 외야석 상단에 위치한 구조물을 넘어가 비거리 473피트(144.2m) 지점에 떨어졌다. 관중석 밖으로 날아갔으니 사실상 장외 홈런이다.
2015년 스탯캐스트가 비거리를 측정하기 시작한 이후 다저스타디움에서 두 번째로 멀리 날아간 홈런이다. 2015년 5월 13일 마이애미 말린스 지안카를로 스탠튼(현 뉴욕 양키스)이 친 홈런이 475피트로 1위다. 물론 다저스 선수로는 이날 오타니의 홈런이 1위.
오타니는 이 홈런으로 다저스타디움 홈런 비거리 상위 5개 중 3개의 주인공이 됐다. 오타니는 올시즌 450피트 이상의 홈런을 벌써 7개나 날렸다. 이는 올시즌 전체 타자들 중 최다 수치다. 양 리그 홈런 선두 양키스 애런 저지도 450피트 이상 날아간 대포는 4개 밖에 안된다.
MLB.com은 '오타니가 타구를 거의 야구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우중간 외야석 상단 구조물을 지나 광장에 떨어졌는데, 비거리는 다저스타디움에서 다저스 선수가 날린 홈런 중 최장거리'라고 전했다.
이 광경을 더그아웃에서 지켜보던 다저스 동료들은 일제히 머리를 감싸 쥐며 감탄과 경악을 금치 못했다.
오는 26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홈게임을 복귀전으로 택한 클레이튼 커쇼는 "이렇게 멀리 날아간 홈런은 내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사람들을 놀라게 하는 일을 절대 멈추지 않는다. 그 홈런을 봤는가. 얼마나 강하게 때리고 얼마나 멀이 날아갔는지. 어떤 타자가 공을 그렇게 때리는지 가늠하기 어렵다. 스스로도 모든 걸 다 했다고 하더라. 사람들이 가지 않는 곳이지"라며 감탄했다.
오타니 스스로도 자신이 대견스러운 모양이었다. 그는 "내가 원했던 홈런"이라면서 "다저스타디움 밖으로 홈런을 칠 기회를 더 많이 만들 것이다. 분명히 하나는 나올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활짝 웃었다.
오타니가 홈런을 날린 것은 지난 14일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전 이후 8일 및 4경기 만이다. 후반기 들어서는 3경기 만에 첫 홈런이 터진 것이다. 내셔널리그 홈런 1위 오타니는 2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마르셀 오주나(28개)와의 격차를 2개로 벌렸다.
이로써 오타니는 2021년 이후 4년 연속 30홈런 고지를 밟았다. 오타니는 2021년 46개, 2022년 34개, 작년 44개의 홈런을 각각 기록했다. 30홈런을 터뜨린 시점을 팀 경기수 기준으로 보면 2021년 81경기, 2022년 131경기, 2023년 84경기다. 올시즌에는 다저스의 시즌 100번째 경기에서 30홈런 고지에 깃발을 꽂았다.
오타니는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면 49홈런을 때릴 수 있다. 예년에 비춰 8월 이후 홈런 페이스가 떨어졌던 점을 감안해도 40홈런은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오타니는 타율 0.315(381타수 120안타), 30홈런, 70타점, 78득점, 54볼넷, 23도루, 출루율 0.401, 장타율 0.638, OPS 1.039, 59장타, 243루타를 기록했다. NL 홈런, 득점, 장타율, OPS, 장타, 루타 1위.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