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 호크스 좌완투수 리반 모이넬로(29)는 올해 일본프로야구에서 8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다. 29세인데 8년차라는 게 눈에 띈다.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 중인 다른 외국인 선수와 다른 길을 걸었다. 쿠바 태생으로 쿠바리그에서 뛰면서 2015년 프리미어12와 2017년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쿠바대표로 이름을 알렸다. 그의 잠재력을 높게 본 소프트뱅크가 2017년 육성선수로 영입해 5년 계약을 했다. 입단 5개월 만에 정식선수가 됐다. 22세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와 소프트뱅크에서 성장해 꽃피웠다.
첫해부터 7년간 구원투수로만 던졌다. 306경기에 출전해 19승9패40세이브135홀드-평균자책점 1.95.
지난해 전반기에 27경기에 나가 3승13홀드-평균자책점 0.98를 올렸다. 지난해 7월 왼쪽 팔꿈치 통증으로 전력에서 이탈하기 전까지 초특급 활약을 했다.
입단 8년차, 큰 변화가 왔다. 선발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새로운 환경에 곧바로 적응했다. 주축 선발투수로 승승장구하고 있다.
21일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베루나돔(세이부돔)에서 열린 세이부 라이온즈전. 원정경기에 선발등판한 모이넬로는 세이부 좌완 선발 스미다 지히로와 팽팽한 투수전을 이어갔다.
모이넬로는 8회까지 28타자를 상대로 113구를 던져 삼진 9개를 잡았다. 4사구 없이 5안타를 내주고 무실점으로 봉쇄했다. 별다른 위기 없이 시속 150km 빠른공과 체인지업, 커브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4회 딱 1번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다.
스미다도 8회까지 5안타 무4사구 무실점 역투를 했다.
9회초, 둘의 희비가 엇갈렸다. 8회까지 82구를 던진 스미다가 9회에도 마운드에 올랐다. 선두타자 슈토 우쿄를 중전안타로 내보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소프트뱅크 3번 구리하라 료야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았다. 이 한방이 세이부의 0대1 패배로 이어졌다. 스미다는 9이닝 1실점 완투패를 했다.
막판 타선 도움을 받은 모이넬로는 시즌 6승(3패)을 올리고 웃었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 평균자책점을 1.69에서 1.57로 끌어내렸다. 퍼시픽리그에서 평균자책점 1점대를 기록 중인 투수는 모이넬로가 유일하다.
21일 세이부전까지 16경기에 선발로 나가 15번을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로 마쳤다. 퍼시픽리그 최다 퀄리티 스타트다. 109이닝을 소화하면서 109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율) 0.93을 기록했다.
선발로 나서자마자 최고 선발로 도약했다.
불펜투수가 선발로 전환하면, 스태미나와 이닝 소화 능력을 걱정하게 된다. 투구수에 부담을 갖게 된다. 그러나 모이넬로는 우려를 기우로 만들었다. 그는 "이렇게 까지 던질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 나도 놀라고 있다"고 했다.
올해 연봉 3억엔을 받는다. 3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소프트뱅크가 빠르게 움직였다. 지난 3월 내년 시즌부터 시작되는 장기계약을 했다. 4년 총액 40억엔을 받는 조건이다. 3억엔(26억5000만원)에서 10억엔(약 88억3600만원)으로 뛰어오른다. 일본프로야구 최고 금액이다. 22세 어린 나이에 일본으로 건너와 재팬드림을 이뤘다.
모이넬로는 소프트뱅크에서 뛰는 동안 2019년 프리미어12, 2023년 WBC 쿠바대표로 출전했다. 지난해 WBC에서 4경기에 등판해 4⅓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4년 만에 우승을 바라보고 있는 소프트뱅크는 전반기를 55승3무29패로 마쳤다. 2위 지바 롯데 마린즈에 10경기 앞선 압도적인 선두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