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더 뜨겁고 강력하다. 전편 '인사이드 아웃'에 이어 무려 9년 만에 후속편을 꺼낸 디즈니·픽사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 2'가 국내 블록버스터들이 연이어 출격하는 여름 극장가 무려 한 달째 장기집권하며 기세를 이어갔다.
지난 달 12일 개봉한 '인사이드 아웃 2'는 13살이 된 라일리의 머릿속 감정 컨트롤 본부에 불안, 당황, 따분, 부럽의 낯선 감정들이 새롭게 등장하면서 평화롭던 일상이 깨지고 다시 시작된 위기와 모험을 다룬 애니메이션 영화다.
전편이 이사 후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는 11살 소녀 라일리의 아기자기한 감정 변화를 슬픔이를 통해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속편은 본격적으로 사춘기에 접어든 라일리의 질풍노도 감정 변화를 불안이라는 새로운 캐릭터에 투영해 더욱 심도 깊고 디테일하게 다뤘다. 사춘기를 통해 더 많은 감정들을 등장시키며 복합적인 감정 속 라일리의 자아를 성찰하는 스토리로 세계관을 확장했다.
15일 오전 7시 기준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사흘간 50만2788명의 관객을 동원, 누적 관객 수 765만5481명을 기록했다. 지난 달 21일 개봉한 영화 '하이재킹', 지난 달 26일 개봉한 '핸섬가이즈', 이달 3일 개봉한 '탈주', 지난 12일 개봉한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이하 '탈출')까지 매주 국내 신작들이 개봉하고 있는 가운데 '인사이드 아웃 2'는 5주째 주말 극장 흥행 1위를 수성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인사이드 아웃 2'를 향한 관객의 반응은 뜨거웠다. 4일 만에 100만, 5일 만에 200만, 11일 만에 300만, 12일 만에 400만, 18일 만에 500만, 23일 만에 600만, 28일 만에 700만 관객을 차례로 도장깨기에 나서며 흔들림 없는 흥행세를 유지 중이다. 현재 765만명의 누적 관객을 돌파, 이번주 800만 돌파까지 목전에 둔 '인사이드 아웃 2'는 지난 13일 '엘리멘탈'의 기록(누적 724만명)을 넘고 픽사 애니메이션 국내 흥행 1위에 등극하기도 했다.
비단 국내뿐만이 아니다. 박스오피스 모조 추정치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북미 누적 흥행 수익은 5억 7259만달러(약 7882억원),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 13억 5009만달러(약 1조 8584억원)를 거둬들였다. 이는 그간 픽사 애니메이션 중 최고 흥행작이었던 '인크레더블 2' 글로벌 누적 흥행 수익인 12억 4322만달러(약 1조 7113억원)를 훌쩍 넘은 수치다.
신작 공세 속에서도 역주행에 성공하며 '인사이드 아웃 2'의 글로벌 흥행 중심에 선 한국 관객은 아시아 내에서 압도적 흥행 1위를 지키며 남다른 '인사이드 아웃' 팬심을 드러냈다. 이 신드롬의 중심에는 많은 한국 관객들의 공감과 사랑을 받고 있는 새로운 감정 캐릭터인 불안이에 대한 관심이 특별하다.
불안은 알 수 없는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에 대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그저 라일리의 행복을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다. 2편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감정 캐릭터로 이번 작품에서 기존 감정들을 밀어내고 메인으로 자리를 차지한 빌런 포지션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캐릭터이지만 국내 관객의 반응은 오히려 '공감'을 자아내는 현실적 캐릭터로 사랑을 받고 있다. 이는 무한 경쟁 사회 속 자신을 불안으로 내모는 많은 한국 관객들의 모습을 투영한 캐릭터로 관객 스스로 불안이를 통해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만들며 큰 공감을 얻어내고 있다.
앞서 김혜숙 시니어 애니메이터는 최근 인터뷰를 통해 "'인사이드 아웃' 시리즈는 관객층이 넓은 것 같다. 아이들은 아이들 대로 즐길 수 있는 유머가 있고, 청소년들이 생각하는 유머도 영화 속에 잘 표현이 돼 있다. 어른들은 영화를 보면서 '나도 청소년 때 저랬었는데'하면서 이불킥을 한다고 하더라(웃음). 관객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려고, 영화를 작업하면서 스토리적인 부분에서 많은 시도를 했는데, 그게 잘 통한 것 같다"고 흥행 비결을 밝힌 바 있다.
이러한 공감을 바탕으로 개봉 5주 차에도 관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인사이드 아웃 2'는 식지 않는 신드롬으로 여름 극장 장기 흥행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