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번호가 나왔는데 가장 좋았던 번호였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현역 시절 36번을 달고 뛰었다. 삼성 라이온즈에서 통산 1906경기를 뛰면서 타율 3할2리 467홈런을 날리면서 KBO리그 최고의 타자로 이름을 날렸고, 36번은 삼성의 영구결번이 됐다.
두산 사령탑이 되면서 이 감독은 77번을 달았지만, 여전히 36번은 이 감독을 상징하는 번호로 남아있다.
두산의 36번은 신인이 달았다. 2024년 신인드래프트 3라운드(전체 22순위)로 입단한 임종성. 공교롭게도 이 감독이 뛰었던 경북고 출신이다.
지명 당시 두산 관계자는 임종성에 대해 "대형 3루수로 성장할 수 있는 선수"라고 기대했다. 중장거리형 타자로 타격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고교 3학년 시절이었던 지난해 임종성은 31경기에서 타율 3할5푼5리 2홈런을 기록했다. 창타율은 0.579에 달했다.
임종성은 36번을 고른 배경에 대해 "번호가 있었는데 가장 좋은 번호를 택했다"라며 "사실 부담도 됐는데 좋은 번호를 받은 만큼, 더 좋은 선수가 된다는 생각으로 달려가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47경기에서 타율 2할5푼8리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타격감이 주춤하기는 5월 한 달 동안 3할1푼3리를 기록하는 등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덕에 퓨처스올스타전 무대도 밟게 됐다.
퓨처스올스타는 임종성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남게 했다. 2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KT 한차현에게 홈런을 때려냈다. 프로 데뷔 후 첫 홈런이 올스타전에서 터진 것. 또한 호수비도 곳곳에서 보여주면서 감투상을 받았다.
임종성은 "퓨처스올스타전에 오니 경기를 하면서 잘하는 형들을 가까이에서 보고 영광스럽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올스타전 홈런까지 전반기를 화려하게 마친 임종성은 후반기 도약을 꿈꿨다. 그는 "전반기 막바지 경기를 많이 하다보니 힘이 떨어져서 사이클도 내려간 거 같다. 또 멘털적으로도 흔들렸다. 이제 다시 끌어 올리고 있다. 수비에서는 그동안 (서)예일이 형과 (권)민석이 형이 펑고를 받으면서 자주 알려주신다. 강석천 코치님께서도 항상 엑스트라 훈련을 따로 하는데 도와주시고 있다. 수비에 신경을 많이 써주셔서 늘고 있는 거 같다"라며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지만, 경기도 많이 하고 경험을 쌓으면서 미래의 두산 3루수로 이름을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