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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4㎞ 던져도 맞아나가니까" 전날 6실점 부진이 '퇴출' 결정타 아니다. 실망만 남긴 20승 에이스의 3번째 시즌 [잠실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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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안녕이란 말은 하지 않겠다. 다음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2020시즌 20승2패 198⅔이닝, 평균자책점 2.54를 기록한 뒤 일본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즈로 떠날 당시 라울 알칸타라(32)의 작별인사다.

이번엔 두산 베어스 쪽에서 먼저 안녕을 고했다. 두산은 4일 알칸타라 대신 새 외국인 투수 조던 발라조빅(26)을 영입한다고 발표했다.

발라조빅은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지난해 24⅓이닝 1승 평균자책점 4.44를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미네소타 산하 트리플A팀에서 불펜(24경기, 선발 1)으로 활약했다. 1m96 장신의 외국인 투수. 두산 구단은 "높은 타점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156㎞ 직구를 바탕으로 탈삼진 능력이 뛰어난 투수"라고 소개했다.

이로써 알칸타라는 두산으로 돌아와 이승엽 감독과 만난지 1년 반 만에 한국을 떠나게 됐다. 알칸타라는 이날 오후 2시쯤 잠실구장을 찾아 이승엽 감독 및 코치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이날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이승엽 감독은 "오늘 작별인사를 했다. 팀 사정상 우리가 이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어 미안하고 1년 반 동안 많은 걸 해준 선수인 만큼 고맙고, 더 도와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고 했다.

다만 2이닝 6실점으로 무너진 전날 롯데전이 퇴출의 결정적 계기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승엽 감독은 "굉장히 힘든 결정이었다. 20승도 해봤고, 작년에도 13승한 투수를 보내는 결정을 하기까지 하루 이틀의 고민은 아니었다"라고 강조했다.

"오래전부터 알칸타라 부상 후 (복귀에 필요한)시간이 길어지면서 이미 (교체)준비를 시작했다. 상대가 전처럼 알칸타라의 공을 어려워하지 않았다. 7경기를 치르면서 회복의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구속이 문제면 올라오면서 나아질 거다 하겠는데, 직구가 154㎞까지 나와도 난타를 당하지 않나. 정상적인 구속이 나와도 맞으니까 힘들겠구나 싶었다."

두산에서의 첫 시즌이던 2020년 단연 리그 최고의 투수였다. 시즌 MVP는 아쉽게 타격 4관왕에 빛나는 KT 위즈 멜 로하스 주니어에게 내줬었지만, 강력한 직구를 바탕으로 한 1선발의 압도적인 존재감과 이닝 이팅 능력은 독보적이었다.

한신 타이거즈에서 돌아온 지난해에도 알칸타라의 강렬한 구위는 여전했다. 31경기 19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2.67의 빛나는 성적을 냈다. 에릭 페디(전 NC 다이노스)와 더불어 지난해를 지배한 투수 중 한명이었다.

하지만 두산에서의 3번째 시즌인 올해는 달랐다. 12경기 선발등판, 64⅓이닝을 소화하며 2승2패 평균자책점 4.76의 아쉬움 가득한 기록만 남긴채 떠나게 됐다. 특히 부상 이후 두산 팀닥터 대신 미국의 주치의를 찾으며 이탈 기간을 늘렸고, 그럼에도 복귀 후 7경기를 던지는 동안 평균자책점 7.09로 부진하며 결국 퇴출 대상이 됐다.

브랜든 와델이 부상으로 빠져있는 상황에서 1선발까지 교체하는 입장. 이승엽 감독은 발라조빅에 대해 "때가 잘 맞아서 오겠다는 선수가 있고, 또 올스타브레이크에 며칠 여유가 있다. 올해는 긴 이닝을 소화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그전엔 선발로 뛴 경험도 있고, 무엇보다 젊고 구속이 좋은 선수다. 변화구도 (영상으로 봤을 때)커브가 아주 좋다. 선발로 뛰겠다는 의지 하나로, 썩 좋은 대우가 아님에도 오는 거다.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적응이 관건이다. 두산 구단 측은 이날 발라조빅의 비자를 신청했다. 비자가 나오는대로 입국을 추진할 예정이다.

"구속과 구위가 확실히 좋다. 볼넷 비율도 나쁘지 않고, 그렇다고 구종이 단조로운 투수도 아니다. 프로야구에서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본다. 현재 개인훈련하면서 입국 날짜를 잡는 단계고, 불펜피칭 80개까지 던졌다고 한다. 선발로 뛸 수 있는 몸을 만들라고 요구할 생각이다."

잠실=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