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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바다에 '풍덩', 더울수록 즐거워…'즐거움·감성' 담은 파도 소리 '철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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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트인 시야, 하얀 물보라, 파란 하늘. 여름 바다는 여행객을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최근 주말마다 내린 비와 때아닌 장마 전선에 매력 발산을 못했지만, 아직 시간은 많다. 여름은 길고, 더워질 날은 많다. 더울수록 시원하게 느껴지는 바다 바람은 제대로 된 여름휴가에 대한 달콤한 보상이다. 올해 여름 첫 바다는 국내에서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해외여행도 좋지만, 한국 관광의 해를 맞아 내수 여행 활성화에 동참하는 특별한 경험이 될 수 있다. 해외여행을 계획했다고 해도 좋다. 1박 2일, 짧게는 당일치기 여행만으로도 아름다운 국내 여름 바다를 즐기기에는 충분하다. 한국관광공사가 7월 가볼 만한 곳으로 선정한 곳을 중심으로 멋진 풍경 감상부터 해양 스포츠까지 즐길 수 있는 곳을 엄선했다. 국내 바다 여행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만한 곳이다.

▶동해의 숨은 매력 '어달해변·대진해변'

강원도 동해시는 맹렬한 무더위를 식히기 좋은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에 소문난 해변도 많지만, 어달해변은 특별함을 품고 있다. 우선 어달해변은 현지인들 사이에서도 숨겨두고 싶은 곳으로 통한다. 남쪽으로 묵호항과 북쪽으로 대진항 사이에 자리하는 어달해변은 여름 휴가철에도 피서객들이 크게 붐비지 않아 여유로운 시간을 즐기기 좋은 여행지다. 어달해변의 백미는 어달항. 어달항에서는 파스텔색으로 칠한 테트라포드(파도를 막는 콘크리트 블록)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달항에서 걸어서 10여 분 거리에 어달해변이 있다.

어달해변에는 약 300m 거리 모래사장에 120여 개의 테이블이 여행객을 맞이한다. 피서객들이 자유롭게 음식을 가져와 테이블에서 즐길 수 있다. 저녁 시간에는 마을에서 운영하는 식당 등에서 음식 배달이 가능하다.

어달해변 인근에는 대진해변이 있다. 도보로 30분이면 도착하는 곳으로 서퍼들에게 유명한 여행지다. 잔잔하고, 조용한 분위기의 어달해변과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해변이 아닌 다른 동해의 볼거리로는 '도째비골스카이밸리'가 있다. 도재비골스카이밸리에는 스카이워크와 스카이사이클, 자이언트슬라이드 등 체험이 가능하고, 바다로 난 길을 따라 내려가면 바다 위를 걷는 듯한 기분을 낼 수 있는 도째비골해랑전망대가 있다.

▶느리게 흘러가는 시간 '인천 대이작도'

수도권에서 접근성이 뛰어난 인천. 인천은 168개의 섬을 품고 있다. 이중 대이작도는 청아하고 소담한 섬으로 인천 연안부두에서 약 44㎞ 떨어져 있다. 서쪽 끝에서 동쪽 끝까지 4㎞에 이르는 자그마한 섬이지만 2개의 산과 4개의 해수욕장이 있어 다채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섬의 대표 산인 높이 약 159m에 이르는 부아산 정상을 오르는 트레킹 코스는 완만한 오솔길이라 가볍게 걷기 좋다. 해변 산책로를 지나 촛대처럼 뾰족한 모양의 오형제바위, 울창한 숲속의 빨간색 구름다리, 영험한 기운이 서려 있는 삼신할미약수터 등을 차례로 거치는 길이다. 특히 부아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가 만들어낸 하트 모양의 항구는 절경이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아담한 작은풀안해수욕장에는 솔숲으로 조성된 캠핑장이 있으며, 고운 모래로 이뤄져 있다. 해변 끝, 덱을 따라 걷다 보면, 25억 1000만 년 전의 흔적인 우리나라 최고령 암석을 만난다.

대이작도를 더욱 신비로운 섬으로 만든 것은 풀등이다. 하루 2번 썰물 때 드러나는 모래섬 풀등은 파도와 바람에 따라 매일 다른 모양과 넓이, 무늬를 만들어내며, 해양생태계의 보고로 알려졌다. 섬의 동남쪽 끝에는 1960년대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섬마을 선생'의 촬영지 계남분교가 있으며, 주변 해변 산책로가 아름답다.

▶여름이 특별해지는 순간 '울산 진하해수욕장'

진하해수욕장은 부산 기장군과 맞닿은 울산 남단부 울주군 서생면에 자리하며 한반도에서 해가 가장 일찍 뜨는 일출 명소 간절곶과 가깝다. 물이 맑고 백사장이 널찍해 여름이면 피서객들이 많이 찾는데, 파라솔, 구명조끼, 튜브, 샤워장, 주차장 등을 모두 무료로 이용할 수 있어 금상첨화다. 파도와 바람이 좋아 서핑, 윈드서핑, 카이트서핑 같은 해양 레포츠 명소로도 유명하며 해수욕장 운영 기간에는 수상 레저 이용 구간과 유영 구간을 분리 운영한다. 긴 해변을 따라 해안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가볍게 걷기 좋고 예쁜 포토존도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다.

해변 남쪽에는 대바위공원, 북쪽에는 명선교가 볼거리를 더한다. 해변 앞바다에는 아담한 무인도 명선도가 자리하는데 신비로운 분위기의 야간 경관조명이 명물이다. 썰물 때면 해변에서 걸어서 진입 가능하니 방문 전 물때를 확인하자. 해수욕장 개장 기간은 6월 28일부터 8월 31일까지이며 명선도 야간 경관조명은 월요일과 기상 악화 시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울산은 산업 도시 이미지가 강하지만 2023~2024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된 명소가 4곳이나 있을 정도로 훌륭한 관광 도시이기도 하다. 대한민국 2호 국가정원으로 지정된 태화강국가정원을 비롯해 장생포고래문화마을, 대왕암공원, 영남알프스 등 한국관광 100선 명소가 있어 여름철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갯벌체험의 끝판왕 '고창 구시포해수욕장'

고창의 바다는 갯벌로 유명하지만, 구시포해수욕장은 금빛 모래알이 반짝이는 모래사장이 드넓게 펼쳐진 곳이다. 바닷물이 멀리까지 빠져도 해수욕장의 바닥은 펄 갯벌이 아니라 고운 금모래가 깔려있어 해수욕을 즐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해수욕장 1km 앞에는 둥근 쟁반 같은 자태의 가막도가 아름다운 풍경을 그려낸다. 해변의 끝자락에는 기암괴석들이 솟아있어 풍광이 아름답고, 해변을 따라 늘어선 키 큰 소나무들이 피서객들에게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준다. 바닥의 경사도는 완만하고 평평해서 누구나 안전하게 해수욕을 즐길 수 있으며 고창군에서 가장 큰 해변이다.

구시포와 가까운 람사르고창갯벌센터는 고창갯벌 탐방의 중심지이다. 1층은 전시관, 2층은 체험 활동으로 운영된다. 갯벌 탐방 전기차를 타고 명예습지생태안내인의 풍부한 해설과 함께 30분 동안 고창갯벌을 돌아보는 체험 활동이다. 만돌갯벌체험학습장은 거대한 트랙터 바퀴를 장착한 갯벌트럭을 타고 갯벌로 나가 체험 활동을 즐길 수 있다. 갯벌체험 후에는 체험장 바로 앞의 서해안바람공원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을 추천한다. 고창군에서 운영하는 동호국민여가캠핑장은 해송군락지 사이에서 서해의 붉은 낙조를 즐기는 근사한 오토캠핑이 가능하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