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이제 바닥을 친 건가.
키움 히어로즈의 '천재 타자' 이주형이 살아나고 있다. 그가 제 모습을 찾아주면, 꼴찌팀 키움의 반등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주형은 28일 광주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팀에 승기를 가져다주는 스리런포를 터뜨렸다. 2-0으로 앞서던 2회초 이주형의 스리런 홈런이 터지며 경기 분위기가 키움쪽으로 완전히 흘렀고, 3회 10득점 빅이닝이 나오며 완벽하게 승리를 굳혔다.
이주형은 이 홈런 뿐 아니라 27일 NC 다이노스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도 홈런을 치며 좋은 타격감을 이었다. 2경기 연속 홈런에 각각 2안타, 3안타를 때려냈다.
이주형은 지난해 최원태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LG 트윈스에서 키움으로 적을 옮겼다. LG에서는 만년 유망주였지만, 키움은 그의 가능성을 알아보고 영입 하자마자 1번타자 중책을 맡겼다.
키움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이주형은 엄청난 타격 재능을 뽐내며 '제2의 이정후'라는 닉네임을 달았다. 이정후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미국 메이저리그 무대에 진출함에 따라 이주형에 대한 기대치는 더욱 높아졌다.
하지만 부상이 발목을 잡았다. 개막 직전 햄스트링을 다쳤다. 4월2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급하게 돌아왔다. 7경기 4할8푼3리를 기록하며 '5할타자가 돌아왔다'고 난리가 났다. 나가면 칠 것 같았다.
그런데 너무 이른 복귀였을까. 반대쪽 햄스트링을 또 다쳤다. 그렇게 1달을 쉬고 돌아왔는데, 우리가 알던 이주형이 아니었다. 5월 타율 2할4푼3리, 6월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NC-KIA전 불꽃타를 치고도 6월 타율이 2할4푼7리로 오른 게 전부이니 말이다.
야구를 잘 하니, 상대의 견제가 집중될 수밖에 없다. 약점이 노출되면, 상대는 그 부분만 집요하게 파고든다. 여기에 부상 걱정도 선수 심리를 지배했을 수 있다. 또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자신도 모르게 밸런스가 흐트러질 수 있다. 자신이 돌아왔어도 떨어지는 팀 성적에 대한 부담도 문제였다. 개인적으로는 이정후의 빈 자리를 메워야 한다는 압박감도 몸에 힘이 들어가는 요인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재능은 사라지지 않는다. 단순한 포인트로, 어느 한 시점을 계기로 완전히 감을 찾을 수 있는 게 야구다. 개막 후에는 3번으로 나가다, 최근 다시 원래 자리인 1번 자리에 붙박이로 나가고 있다. 이주형이 많이 살아나가면 살아나갈수록, 키움도 더 많이 이기는 야구를 할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