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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 전립선염·골반 통증, '의료용 대마' 활용 새 치료법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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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최근 새로운 치료제로 다양한 가능성을 조명받고 있는 의료용 대마 성분인 '칸나비디올(Cannabidiol)'이 난치성 질환 중 하나인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 통증 증후군의 치료에 효과적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김세웅 교수((주)그린메디신 대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건강과학과 김성주 교수(공동 교신저자) 연구팀(공동저자 서울성모병원 비뇨의학과 배웅진, 신동호 교수, 제1저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Jun Jie Piao)의 결과에 따르면, 칸나비디올은 복합적인 방식으로 염증과 통증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킬 수 있어 해당 질환 치료에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만성 전립선염·만성 골반통증 증후군은 전립선 또는 골반 주변의 지속적인 통증과 배뇨 문제를 동반하는 복합적인 증후군으로, 삶의 질을 현저히 낮추는 것으로 알려진 난치성 질환이다. 신경계 이상이나 스트레스를 비롯한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지만, 성인 남성 중 절반 가량이 평생 한 번 이상 경험한다고 알려진 급성 전립선염이 만성 질환으로 이환되는 과정에서 생기기도 한다. 가톨릭대학교 소속 5개 병원이 2001년부터 2010년까지 합동 수행한 연구에 따르면, 급성 전립선염에서 만성 전립선염으로의 이환율은 약 10% 수준이었다.

연구팀은 칸나비디올이 가지는 여러 효과 중에 항염·진통 작용이 있다는데 착안해 염증 감소에 효과적인지, 생체 내에서는 어떤 기전을 통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지를 각각 세포 실험과 동물 실험을 통해 확인하였다.

실험 결과 칸나비디올은 염증 반응을 매개하는 여러 물질(IL-6, TNF-α, COX2)의 수준을 효과적으로 낮춰, 세포 독성 없이 상당한 염증 개선이 관찰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실험실 내 결과만 아니라, 동물 실험을 통해 실제 생체조직 내에서 이루어진 결과에서도 효과적으로 염증을 통제하는 결과를 나타냈다.

그뿐 아니라 통증에 있어서도 복합적인 방식으로 기존 소염진통제를 뛰어넘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입증하였다. 기존 진통제들이 주로 간접적인 방식(염증 효소 억제)에 의존하였던 반면, 칸나비디올은 염증을 조절하는 수용체인 CB2(Cannabinoid Receptor Type 2)와 통증 신호를 전달하는 수용체인 TRPV1(Transient Receptor Potential Vanilloid 1)에 직접적으로 작용하여 효과적인 통증 조절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 공동 교신저자인 김세웅 교수는 "칸나비디올의 항염증 효과를 통해 난치성 만성 전립선염을 치료할 수 있음을 세계 최초로 확인하고, 그 기전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어서 "마약이라는 선입견을 제외하면, 대마는 다양한 기능성 추출물을 얻을 수 있는 보고(寶庫)로서 연구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이런 연구결과는 실제 제품 개발로 이어져, 김 교수는 비정신성 칸나비노이드를 유효성분으로 포함하는 만성 전립선염과 만성 골반통증의 치료 조성물을 특허 출원하기도 했다.

한편 대마초에서 추출할 수 있는 80종이 넘는 화학물질 중에서 칸나비디올(Cannabidiol, CBD)은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etrahydrocannabinol, THC)과 함께 대표적인 주요 성분으로 꼽힌다. 그러나 중독성이 있는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과 달리 칸나비디올은 중독성이 없어, 최근 유용한 의료용 물질로서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대마를 이용한 의약품 연구가 활성화되면서 해외에서는 FDA와 같은 규제기관을 통해 정식으로 승인받은 칸나비디올 기반 약품들이 출시되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2018년부터 대체 치료수단이 없는 일부 희귀 난치성 질환자들이 의사 소견서를 제출하면 희귀필수의약품센터를 통해 제한적으로 해외 완제 의약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허가된 바 있다. 2020년 7월, 국내에서도 의료용도의 대마 연구가 승인 가능해진 이후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해당 논문은 'World Journal of Men's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