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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천년 전 제조된 와인은 백포도주"…유해와 함께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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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의 분석 결과가 발표돼 화제다.

스페인 코르도바 대학교와 카르모나 역사 박물관 공동 연구팀은 안달루시아 남부 카르모나에서 발견된 와인 성분을 분석해 최근 고고학 저널에 발표했다.

온전한 액체 형태인 이 와인은 지난 2019년 한 주택의 개보수 과정에서 발견됐으며 남성과 여성의 유해와 함께 장례용 항아리가 들어 있었다.

고고학자들은 이 와인이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 제조된 것으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와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구 결과, 와인은 짙은 색이지만 백포도주라는 결론이 나왔다.

적포도주 제조에 사용되는 포도 껍질에 함유된 폴리페놀 성분이 검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연구진은 현재 안달루시아에서 많이 생산되는 '피노' 와인과 유사하다고 밝혔다.

이 와인의 pH(수소이온농도) 값은 7.5로, 물(7)과 혈액(8)의 중간이다. 이는 피노 와인의 3.0~3.5보다 높은 수치다.

또한 탄소, 질소, 황의 비율(각각 0.46%, 0.21%, 0.0037%)로 보아 유기물이 거의 없으며, 유기 화합물의 광물화로 인해 강하게 부패된 와인일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고고학자 후안 마누엘 로만 박사는 "발굴 중에 항아리를 발견했을 때 뼈와 부장품이 들어 있을 것이라고 여겼는데, 그 안에 와인이 함께 들어 있을 줄은 상상도 못했다"고 전했다.

와인 속에서 발견된 화장된 유해는 45세 남성의 것으로 추정됐다.

학자들은 "와인 속에 유해를 넣는 것은 고대 로마 장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관습이었다"며 "와인이 고인이 사후 세계로 가는 데 도움이 되는 의식의 일부였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다만 유해와 와인이 섞인 채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며. 2000년 동안 이렇게 잘 보존된 와인도 없었다고 학자들은 설명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