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재정 건전화 제도 위반 1호팀이 된 광주FC가 입장문을 내놨다.
광주는 15일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게시하고 "현재 재정 건전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 지속적 구단 운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최근 '올해 초 열린 재무위원회 당기 예산안 심사 끝에 광주가 수익을 과대 계상한 예산안을 제출했다고 판단해 이를 부결했다. 재무위 결정에 따라 프로축구연맹이 선수 등록 금지 조처를 하는 게 원칙이다. 하지만 당시에는 이미 계약이 완료된 선수들이 많았다. 대신 구단의 실제 수입이 기재된 수준으로 오를 때까지 (시즌 중) 추가 등록 기간 선수 영입을 금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연맹은 지난해 재정 건전화 제도를 새로 마련했다. 올해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광주가 수입을 키워 연맹의 기준을 달성하지 못하면 여름 이적시장에서 선수 추가 영입은 불가능하게 된다. 추가 등록은 20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진행된다. 광주는 자칫 재정 건전화 제도에 걸린 '1호 팀'이 된다.
연맹의 뜻은 명확하다. 모기업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존하는 구단 수익 구조에 변화를 꾀하자는 게 제도 취지다. 구단 운영비 가운데 선수단 비용이 과다 지출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하는 목적도 있다. 연맹에 따르면 재무위는 광주가 제출한 예상 선수 이적료와 광고 수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또 지난달 각 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제 지출 검사 심사'에서도 광주의 규정 위반을 확인했다.
광주가 제출한 예상 선수 이적료와 광고 수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또 지난달 각 구단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제 지출 검사 심사'에서도 광주의 규정 위반을 확인했다.
광주 구단은 "연맹의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한다. 하지만 우리는 타이밍이 좋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지난해 성적을 내기 위해 투자를 했다. 그만큼 수익을 높이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정효 감독이 이끄는 광주는 지난해 K리그1 3위를 기록했다. 구단 창단 첫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티켓을 거머쥐었다.
시도민구단은 재정 문제를 달고 산다. 여름 이후 '추경예산'을 신청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광주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안일했다는 평가다. 한 관계자는 "광주는 추경예산 등을 기대하는 것 같다. 특히 올해는 ACL에 나서는 만큼 시에서 눈감지 않을 것이란 안일함이 깔려있을 수도 있다"고 했다.
재정 건전화 제도는 이름만 다를 뿐 전 세계 리그에서 도입한 시스템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선 승점 삭감 중징계가 이어지기도 했다. EPL 독립위원회는 지난 4월 에버턴을 '2022~2023시즌 수익성 및 지속 가능성 규정(PSR)' 위반으로 판단, 승점을 삭감했다. 또 '챔피언' 맨시티도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으로 징계 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이 밖에 황희찬의 소속팀인 울버햄턴도 PSR 위반 여부를 조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는 상황에 따라 선수 등록이 불가할 수 있다. 이는 어디까지나 1차 경고일 뿐이다. 연맹 재정건전화 규정 19조 시정명령에 따르면 구단이 같은 기간 동일한 시정 명령 종류를 두 차례 이상 받으면 더 과중한 시정 명령을 준용한다. 이후에도 지속적 또는 중대하게 위반하면 재무위원회는 연맹 사무총장에게 상벌위원회 제소를 청구할 수 있다.
광주는 '2022년 K리그2 우승, 2023년 K리그1 파이널A, 2024~2025시즌 ACL 진출 등 연속적인 업적을 이루면서 구단 및 선수단 운영비도 2년간 152%가 증가했다'며 '새로운 도전 정신으로 명문구단 도약을 추진하고 있기에 예산 증액이 불가피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 2월 프로연맹 재무위원회에 구단의 영업활동을 설명하고, 선수단과 협의해 이미 ACL 출전에 대비한 선수단 구성(33명→39명)을 모두 마쳤다'며 '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협조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