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3주 동안 완전히 다른 팀이 돼버렸다.
이전과 후를 생각해보면 감독의 공개적인 말 한마디에 팀이 바뀌었다.
바로 외국인 선수 교체다. LG 트윈스의 염경엽 감독은 지난 5월 22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 교체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하루 전인 21일 케이시 켈리가 5이닝 8실점의 부진을 보이며 4대8로 패하며 반등의 기미를 보이지 않자 다음날 구단에 외국인 투수 1명은 교체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취재진에게 공개했다.
공교롭게 발언한 날은 디트릭 엔스가 등판하는 날. 엔스도 4⅓이닝 4실점(3자책)으로 부진.
한화에 외국인 투수를 연속 등판시키고 2연패한 LG는 25승2무23패로 SSG 랜더스(25승1무23패)와 공동 5위에 머무르고 있었다. 1위 KIA 타이거즈(29승1무18패)와는 4.5게임차.
이후 모두가 알다시피 켈리와 엔스는 반등했다. 켈리는 3경기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00, 엔스는 3경기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65를 기록했다. 5월 28일 후보들을 보기 위해 미국으로 떠났던 차명석 단장은 일주일만에 돌아왔고, 이들의 호투에 결국 당분간 교체건은 보류하기로 결론을 내렸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염 감독의 발언 이후 LG는 13승3패라는 엄청난 성적을 거뒀다. 물론 외국인 투수들이 좋은 피칭을 했으니 승리를 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기복이 심해서 힘들었던 타선이 터지기 시작했다.
16경기서 3점 이하를 뽑은 경기는 단 세번. 그 세번을 모두 졌다. 나머지는 4득점 이상을 했고 모두 승리했다. 4득점도 딱 1경기였고, 나머지 12승은 모두 6점 이상을 뽑았다. 16경기의 총 득점은 113점이었다. 경기당 평균 7.1득점을 한 것. 다른 팀에 비해 압도적이었다.
2위인 롯데 자이언츠가 같은 기간 동안 팀타율 3할4리로 1위를 찍었지만 득점은 98점으로 LG보다 15점이 적었다. 거의 경기당 1점이 적었다고 볼 수 있다. NC 다이노스는 64점에 그쳤다. 경기당 4점. LG와 3.1점이나 차이가 났다.
홍창기(0.389) 문성주(0.400) 김현수(0.333) 오스틴 딘(0.317) 문보경(0.321) 박동원(0.302) 박해민(0.304) 등 주전 대부분이 3할 이상의 타율을 보이며 맹활약을 펼쳤다.
보통 외국인 선수가 부진하더라도 감독이 공개적으로 교체를 얘기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말을 하더라도 돌려서 하는 경우가 많다. 감독이 직접 말할 경우 선수가 정신적으로 더 쫓길 수 있기 때문.
하지만 염 감독의 이례적인 발언으로 인해 외국인 투수들이 살아남기 위해 방법을 찾아냈고, 국내 선수들도 긴장하는 효과를 가져왔다고 볼 수 있을 듯.
KIA 타이거즈에 반게임차 앞선 1위를 달리는 LG지만 여전히 전력은 부족하다. 특히 불펜진이 약하다. 선발도 현재 5명의 선발을 받쳐줄 6,7선발이 없다. 결국은 타선이 터져서 마운드의 어려움을 메워줘야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