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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변우석이 4년 만에 달라진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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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청춘기록' 이후 벌써 4년, 제44회 청룡영화상 시상을 포함해 공식적으로 변우석과 네 번째 만남이었다. 훈훈한 얼굴에 말수 적고 수줍은 줄만 알았던 청년의 변화가 반갑게 다가왔다.

지난 2020년 tvN '청춘기록'을 마친 변우석과의 만남은 조용했다. 올해로 벌써 연예계에 몸을 담은지 14년, 당시에도 10년차 배우로 '디어 마이 프렌즈'를 시작으로 연기를 해오기는 했지만 '청춘기록'을 통해 발굴된 신예 스타의 느낌이 강했던 변우석은 당시 서른 살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다소 수줍은 듯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부담되는 듯 조심스러웠던 모습.

최근 다시 만난 변우석에게 "'청춘기록' 이후 이 같은 변화가 놀랍고 좋다"는 말을 건넸더니, 변우석은 "저는 똑같은데, 변했다는 말이 신기하긴 하다"며 웃었다. 그러나 이내 "사실은 자신감이 없었다. 트라우마 같은 것도 있었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얘기를 할 때에도 트라우마 때문에 말을 제대로 못하는 순간이 있었다. 대본리딩 때 잘리기도 했고, 그런 부분들이 지금은 사라져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같은 업계 사람들 앞에서 더 좋게 보이고, 좋은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제가 느끼는 것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돼야겠다고 생각해서 제 생각을 확실히 얘기할 수 있게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변우석은 "저는 아무래도 사진과 영상을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이 다음엔 뭘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택했는데, 처음에 연기를 하다 보니 어떻게 해야 하고, 어디에 서야 하는지도 몰랐다. 그 상황에서 운 좋게 현장에 나가게 됐고, 그런 현장에서 오는 박탈감이 있었다. 내가 잘 못하는 부분들이나 그랬을 때 저에게 오는 말들에 어느 순간 영상이 너무 무섭고, 빨리 이 안에서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서 트라우마가 생겼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런 걸 해본 적이 없으니, 대사를 읽었을 때 힘들어하면서 그런 기간이 길어졌던 것 같다. 그 트라우마를 깨기까지도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했다.

그런 변우석의 트라우마를 깨준 작품은 2019년 방영됐던 tvN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였다. 비록 특별출연으로 짧은 인상을 남겼지만, 이 과정에서 자신의 한계를 깨볼 수 있었다고. 변우석은 "신기하게도 '검블유'가 시작이었다. 제가 오디션을 준비할 때 1대1에서는 편하게 하는데, 사람들이 많으면 힘이 들었다. 그런데 조연출 님이 '한민규라는 캐릭터를 이렇게까지 해온 적이 없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 이렇게 촬영장에 가서 촬영을 하는데, 정지현 감독님이 제게 '한민규는 모자를 더 눌러 쓸 것 같아'라는 얘기를 해주시면서 '그렇게 시작해볼까'하고 촬영을 했다. 그 장면이 한민규가 가서 '저 좀 살려달라'고 하는 지하주차장 장면이었다. 지금 보면 부족한데, 제가 그 순간 갑자기 그 캐릭터에 훅 들어가서 연기한 적이 있다. 몰입을 했는데, 순간 '어? 이게 뭐지?'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 '연기가 뭐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에도 그런 매직 같은 순간이 오면서 트라우마가 깨졌고, 영상이 재미있어졌다"고 밝혔다.

'선재 업고 튀어' 역시 줄곧 빠져서 연기한 작품이었다. 변우석은 "박태환 형의 경기를 보는 장면이었는데, 그때는 심각할 정도로 오열을 했다. 물론, 저는 수영을 그만두고 극복을 해야 하는 장면이었기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감독님과 그럼에도 기뻐하는 것, 중간에서 기쁨과 슬픔을 가지고 공존하는 느낌 등 세가지 버전으로 촬영을 했었다. 그때 한번 훅 빠졌고, 다음에 10부 엔딩에서 '내가 너때문에 죽나?'라고 하는 장면에서도 빠져서 연기했다. 16부에서도 푹 빠져 연기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인생의 전성기를 맞이한 변우석의 자세도 남다르다. 변우석은 tvN '선재 업고 튀어'를 통해 전성기를 맞이한 뒤 앞으로의 길도 활짝 열었다. 그는 "이 시기가 빠르게 온 것 같지는 않다. 일을 늦게 시작했다. 제가 연기를 시작한지 10년이 되지는 않아서 저는 10년은 해보자는 생각을 가지고 해왔다. 그런데 어떻게 보면 8년 만에 돼서 제 생각보다 2년이 일찍 된 것이다. 10년을 연기했는데 안 됐다면, 그럼 다른 것을 생각해보자고 하고, 다른 일은 생각하지 않았다. 열심히도 해봤고, '모델 일도 쉽지 않았기에 다른 일도 할 수 있겠지'하는 생각으로 해왔다"며 웃었다.좋은 방향으로의 변화를 맞이한 변우석은 그럼에도 바뀌지 않는 철칙을 지키면서 앞으로도 배우로서 살아가려 한다고. 그는 "인간관계의 철칙은 질문을 주셨을 때 진심으로 답하고, 또 그 순간이 잠깐일지언정, 그 관계로 인해 오래될지언정 그 순간만은 진심으로 대하자는 것이다.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고, 저도 상처를 받은 적도 있다. 그래서 바꿔보려 했는데, 그래도 저는 이런 사람인 것 같다. 그냥 사람을 대할 때는 진심으로 하자고 생각을 했고, 다음에 일적으로는 제가 감사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잘 표현하고 인사를 잘 하자는 생각이다. 또 제가 작품을 하면서 느낀 단점을 보완하고 저로서 발전하는 연기를 하는 게, 변우석으로서 살아가는데 배우로서 살아가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