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모두의 관심사. 한화 이글스의 전력 보강 가능성. 현실적인 대안 내에서 파격적 트레이드가 나올 수 있을까.
지난 3일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이 취임식을 가졌다. 한화 구단은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등번호 74번이 새겨진 주황색 유니폼을 입은 김경문 신임 한화 감독은 취임 소감과 더불어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김경문 감독은 취임식 후 선수단과 함께 곧장 수원으로 이동해 4일부터 수원 KT위즈파크에서 KT 위즈와 원정 3연전 시리즈를 치른다. 한화 감독으로서의 데뷔전이다.
그런데 김경문 감독 취임식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발언이 있다. 바로 '트레이드 가능성'이다. 김경문 감독은 '미국 연수 시절 선수층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드가 필수적이라고 했는데, 한화에 오면서 그런 부분을 요구하거나 약속 받은 게 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금도 트레이드는 매우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 팀에서는 뭔가 잘 맞지 않지만 다른 팀으로 가게 되면 오히려 잘하는 선수들이 있다. 한 팀에서 선수가 자기 역할을 못하고 지나가는 것보다 더 잘할 수 있는 팀에서 조건이 만들어지면 좋다"면서도 "내가 온지 얼마 안돼서 트레이드를 말하기에는 빠르다. 경기를 치르면서 차근차근 상의를 하려고 한다"고 조심스럽게 답했다.
새 팀의 사령탑으로 시즌 도중 부임하는 것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제약들이 있다. 보통 새 감독이 부임할 때, 구단에서는 '취임 선물'로 외부에서 대형 선수를 영입하는 사례들이 있었다. 그냥 선물이라기보다는 구단에서 보강 필요성을 느꼈던 포지션에 대해서 과감한 투자를 할 수 있는 적기가 바로 새 감독의 취임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의 경우, 시즌이 한창인 상황에서 전임 감독이 물러나고 취임한 케이스라 크게 판을 흔들기는 쉽지 않다. 일단 코칭스태프 구성도 그대로 가는데다, 시즌 도중 선수단 동요를 최소화하기 위해 큰 변화를 주기는 서로 부담스러운 상태다.
그렇다고 해서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바로 취임 전부터 이야기가 나온 트레이드다. 최근 KT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팀을 옮겨 맹활약 중인 박병호 케이스처럼 여러 희망 회로들을 충분히 돌려볼 수 있다. 특히 한화는 외야 포지션이 다소 아쉽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올 시즌 선발 외야수로 가장 많이 출전한 선수가 외국인 타자 요나단 페라자를 제외하면, 최인호와 김강민이다. 40세가 넘은 김강민이 중견수로 가장 많은 경기를 뛰어야할 정도의 팀 상황을 감안했을 때, 펀치력 있는 외야수 보강이 이뤄진다면 훨씬 탄탄한 타선 구축이 가능하다.
물론 트레이드는 카드 맞추기가 쉽지 않다. 절박한 팀일 수록 더욱 그렇다. 최근 여러 구단들이 가벼운 수준에서 트레이드 카드를 맞춰보고 여러 논의를 해봤지만 최종 성사 단계에까지 이르기가 쉽지 않았다. 트레이드 카드를 타 구단과 논의했던 A 구단 관계자는 "우리 팀이 해당 포지션이 절실하다는 것을 상대팀이 알기 때문에 너무 무리한 선수를 요청하더라. 그렇게까지 트레이드를 해야할 필요성은 못느낀다"며 아쉬워했다. 모든 구단들이 '우리는 트레이드 논의에 언제든 열려있다'고는 하지만 서로 손해 보는 장사는하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에 최종 성사가 되기까지가 쉽지 않은 셈이다. 박병호 트레이드는 상당히 예외적인 케이스다.
다만, 새 감독이 취임해서 새로운 분위기 속에서 반등을 하고 싶은 한화라면 이야기가 또 다를 수 있다. 더욱 적극적으로 카드를 맞춰보고 논의를 해나갈 확실한 여지는 생겼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