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뒤숭숭한 분위기에도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8위를 사수했다. 상대 에이스에겐 또 하나의 강렬한 트라우마를 안겼다.
한화 이글스는 28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2대3, 대승을 거뒀다.
이로써 22승(29패1무)째를 따내며 8위를 지켰다. 이날 경기 전까지 한화는 롯데와 승차없이 승률만 앞선 8위였다. 순위 역전 없이 8위를 지켜냈다. 반면 롯데는 이날 패배로 29패(20승2무)째를 당하며 다시 꼴찌로 떨어졌다.
올시즌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한 문동주의 호투와 4안타를 몰아친 페라자의 불방망이가 돋보였다. 11년 커리어 내내 독수리 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박세웅에겐 개인 최다 실점(10실점) 신기록이란 불명예까지 안겼다.
앞서 경질된 최원호 전 감독이 경기전 현장을 찾아 선수단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정경배 감독대행은 "개인적으론 40년 친구이기도 한데, 많이 울었다. 너무 죄송하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한화가 1회말 채은성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따냈지만, 3회초 3실점하며 승부가 뒤집혔다. 하지만 3회말 페라자의 솔로포로 1점차 추격했고, 5회말 2개의 밀어내기와 상대 실책, 적시타 3개, 희생플라이를 묶어 무려 8득점을 몰아치며 승부를 갈랐다.
박세웅의 1경기 10실점은 종전 최다(2016년 잠실 두산전 3이닝 9실점)사례를 뛰어넘는 개인 최다 실점 신기록. 박세웅은 110구를 넘기며 5회를 마치고자 안간힘을 썼지만, 다시 페라자에게 안타를 내준뒤 4⅔이닝만에 교체됐다.
한화는 7회 2점을 추가하며 승기를 굳혔다. 페라자는 4안타 3득점 2타점으로 맹활약했고, 채은성도 모처럼 2안타 2타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과시했다. '묵이베츠' 황영묵도 3안타 2타점으로 뒤를 받쳤다.
한화 선발 문동주는 올시즌 8번째 선발등판에서 첫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하며 이날 승리를 더욱 빛냈다. 7회 김규연-8회 한승혁-9회 박상원으로 이어진 계투진도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현장을 찾은 1만1168명 대전 야구팬들도 한껏 승리를 만끽했다.
경기 후 정경배 감독대행은 "침체될 수 있는 분위기에서도 선수들 모두 동요하지 않고 오늘 경기 잘 치러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운 마음"이라며 "누구 한 명을 꼽기보다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역할을 잘 해준 우리 선수들 모두 칭찬해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