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새롭게 축구 A대표팀에 뽑힌 7명 중 한 명인 스트라이커 오세훈(25·마치다 젤비아)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 두 가지는 '물오른 폼'과 '희귀성'이다. 울산 출신으로 2022년 일본으로 건너간 오세훈은 2년간의 적응기를 거쳐 2024시즌 임대로 합류한 J리그 승격팀 마치다에서 '포텐'을 터트렸다. 2024년 J리그 5라운드 사간도스전에서 마수걸이 골이자 멀티골을 뽑아낸 오세훈은 9라운드 FC도쿄, 11라운드 가시와 레이솔, 12라운드 교토 상가, 14라운드 세레소 오사카전에서 연거푸 골을 넣었다. 구로다 고 마치다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16경기 전 경기에 선발 출전해 팀내 최다인 6골을 기록 중이다. 1m93 장신인 오세훈은 헤더로 3골,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2골과 1골을 넣었다. 리그 득점랭킹 공동 8위다. 득점 상위 랭커인 레오 세아라(세레소 오사카), 티아고 산타나(우라와 레즈), 마르셀로(사간도스), 안데르손 로페즈(요코하마 F.마리노스)와 같은 외인 선수 틈에 끼어있다.
김도훈 A대표팀 임시 감독이 그런 오세훈을 6월 A매치 최종명단에 발탁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은 결정이었다. 붙박이 공격수 조규성(미트윌란)이 소속팀 시즌이 끝난 이후인 6월에 무릎 수술을 받기로 해 대체 공격수가 필요했다. 지난 3월 A매치를 통해 늦깎이 데뷔한 주민규(울산)와 함께 공격진을 이끌 자원으로 폼 좋은 오세훈을 낙점했다. 더구나 김 감독은 2019년 울산 사령탑 시절 신인이던 오세훈과 함께한 기억이 있다. 오세훈의 장단점을 잘 아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2019년 U-20 월드컵 준우승 주역인 오세훈은 각급 연령별 대표를 거쳤지만, A대표팀 합류는 이번이 처음이다.
오세훈은 대표팀에 신선한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오세훈은 한국 축구에서 흔치 않은 '왼발잡이 스트라이커'다. A대표팀은 황선홍 이동국 박주영(울산) 황의조(알라니아스포르) 등으로 대표되는 오른발잡이 공격수들의 판이었다. 2000년대 이후 대표팀에 뽑힌 왼발 톱 자원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주민규 조규성도 모두 오른발잡이다. 포스트플레이에 강점이 있는 오세훈의 '등지고 왼발 터닝슛'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득점왕 2연패에 빛나는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맨시티)의 플레이를 떠올르게 한다. 오세훈의 등지는 플레이와 강력한 왼발슛, 공중볼 장악 능력은 손흥민(토트넘) 황희찬(울버햄턴)과 같은 기존 공격수들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오세훈은 올 시즌 J리그에서 공중볼 경합 성공 횟수 156회로 이 부문에서 압도적인 1위를 달린다. 2위 마테우스(주빌로이와타·93회)와는 63개차다. 헤더골 순위는 공동 2위다.
스물다섯의 나이로 '국대'의 꿈을 이룬만큼 각오도 단단하다. 오세훈은 마치다 구단을 통해 "A대표팀에 처음 소집해 나라를 대표할 수 있다는 것은 큰 영광이다. 마치다의 스탭, 동료들의 도움 덕이다. 좋은 플레이를 해 좋은 성과를 남기고 조금이라도 성장해 돌아오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오세훈은 내달 1일 알비렉스 니가타와의 J리그 17라운드를 치른 이후 2일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표팀 선수들과 만나 곧바로 싱가포르로 이동할 예정이다. 한국은 6일 싱가포르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5차전 원정경기, 11일 중국과 홈 6차전을 갖는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