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소희 기자]같은 사과, 다른 반응이다.
'지역 비하' 논란을 일으킨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 구독자 수가 곤두박질치는 반면,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였던 강형욱 보듬컴퍼니 대표의 유튜브는 구독자 수는 늘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영양지역을 찾아 소개하는 영상을 공개했던 유튜브 채널 '피식대학'은 당시 영상에서 영양지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다.
피식대학 출연진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는 한 제과점의 햄버거빵을 먹으면서 "젊은 아(애)들이 햄버거 먹고 싶은데 못 먹으니까이걸 대신 먹는다"라고 하는가 하면, 마트에서 산 블루베리젤리를 먹으며 "할머니 맛. 할머니 살을 뜯는 것 같다"라고 했다. 또 영양지역 하천에 와서는 "위에서 볼 때는 예뻤는데 밑에서 보니까 똥물"이라고 비하했고, "내가 공무원인데 여기 발령받으면…여기까지만 할게"라거나 "코미디언으로서 한계를 느꼈다"라는 등 영양을 돌아다니는 내내 영양지역을 무시하는 듯한 발언을 계속 해 '지역 비하' 논란에 휩싸였고, 대중의 뭇매를 받았다.
이에 피식대학 측은 문제의 영상을 올린지 일주일 만인 18일 "저희의 미숙함으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께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문을 올렸다.
피식대학은 "문제가 되었던 영양군 편은 지역 명소가 많음에도 한적한 지역이란 콘셉트를 강조해 촬영했고 콘텐츠적 재미를 가져오기 위해 무리한 표현을 사용했다"며 "해당 지역 주민과 소상공인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경솔한 표현을 사용해 코미디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형태로 여과 없이 전달됐다"고 밝혔다. 이어 "콘텐츠에서 직접 언급해 문제가 된 제과점과 백반식당에 방문해 사과를 드렸고 두 사장님이 지금은 피해가 없다고 말했지만 추후 발생할 피해가 있는지 확인하고 돕겠다"면서 "저희의 콘텐츠로 불쾌함을 느끼신 모든 분들께 사과 드린다. 코미디 채널로서 저희를 바라봐 주시고 재미있게 시청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많은 분께 불쾌함과 실망감을 전달드려 진심으로 죄송하다. 메이드인 경상도 영양군편은 본 사과문 게재와 함께 비공개 처리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다만 피식대학 사과에도 대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네티즌들은 "지인이랑 밀면 먹는 거 SNS에 올리고, 일주일 동안 무시하다가 공중파 뉴스 타니까 사과하냐", "나락쇼 하더니 자기들이 나락 갔다", "변호사가 쓴 글 같네요", "사람들이 가장 유연할 시간인 토요일 밤에 사과문을 올리다니" 등의 사과의 진정성에 의문을 표하는 반응이 이어졌다.
네티즌들의 차가운 반응은 구독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28일 오전 기준 피식대학 구독자 수는 299만명으로 확인됐다. 지역 비하 논란 이전 318만명이던 구독자 수가 17일만에 20만명 가까이 줄어들었다.
반면, 직장 내 괴롭힘 논란에 휩싸인 동물 훈련사 강형욱의 유튜브 채널 '보듬TV' 구독자 수는 210만명으로 늘어났다. 논란 전 207만명이던 구독자 수가 해명 방송 이후 3만명 늘어난 것이다.
앞서 강형욱은 전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당했다는 후기를 한 구직 플랫폼에 게재하면서 '갑질 논란'에 휩싸였다. 가스라이팅, 인격 모독, 업무 외 요구사항 등 직원들에 대한 괴롭힘부터 반려견 학대 등 수많은 폭로가 이어진 가운데, 강형욱은 논란 7일 만인 지난 24일 아내와 유튜브 영상에 직접 출연해 입장을 밝혔다.
강형욱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 '보듬 TV'에 '늦어져서 죄송합니다'라는 제목의 55분짜리 해명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강형욱은 "사실 여부를 따지기에 앞서 이런 소식으로 시끄럽게 만들고 좋지 못한 소식을 전해 드려 죄송하다. 대표로서 부족해서 생긴 이 문제에 대해서는 최선을 다해서 해명하고 섭섭한 부분이 있었던 분들이 계셨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고 싶다"고 고개를 숙이며 자신을 둘러싼 의혹들에 대해 해명했다..
먼저, CCTV 직원 감시 논란에 "감시 용도가 아니다. 우리는 사람들이 있고 물품이 있는 곳이기 때문에 언제든 누구든 들어올 수 있고, 저희 개들도, 훈련사님들의 개도 와있어서 CCTV는 꼭 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반려견 레오를 방치했다는 의혹에 대해 "레오는 마지막에 많이 아팠다. 집에서는 더이상 함께 생활하기 어려워 직원분들도 계신 회사에 데려와 돌보기로 했다. 직원들이 없는 새벽에 들려, 시간이 허락할 때마다 레오를 계속 관리해줬다. 수의사님과도 몇개월을 거쳐서 안락사 논의를 했고 회사에서 안락사를 시킨 뒤 직원들도 같이 보내줬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훈련비를 주지 않은 보호자의 개는 밥을 주지 말라고 했다는 주장, 보호자를 험담했다는 주장, 직원에게 배변 봉투에 명절 선물을 했다는 등의 주장도 하나하나 해명했다.
그러면서 강형욱은 "보듬은 없어진다. 무시받는 훈련사가 아닌 존중받는 훈련사로 생활할 수 있게 도와주려고 노력했는데 미숙했다. 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멋진 훈련사로 활동했으면 좋겠다"고 눈물을 보였다.
그의 진심 어린 사과와 해명이 담긴 영상이 공개되자, 해당 영상은 조회수 548만회를 넘어서면 화제의 중심이 됐다. 댓글란에도 강형욱을 응원하는 댓글이 쏟아졌다.
네티즌들은 "영상으로 해명해줘서 고맙다", "하나하나 다 따져주니 속이 시원하다", "해명과 사과는 이렇게 해야한다", "진정성이 보인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물론, 강형욱의 논란은 끝맺음된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도 전 직원들의 반박이 이어지고 있어 진실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지난 27일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이날 보듬컴퍼니 전 직원 A씨 등은 이 영상에 재반박하는 PPT 문서를 작성했다. 이 문서에는 논란이 됐던 CCTV 감시 및 폭언 메신저 감시 등에 대해 "의혹은 모두 사실"이라고 반박하는 내용이 담겼다. 또 강 대표가 훈련사에게 '기어나가라, 너는 숨 쉬는 것도 아깝다'며 20분 넘게 소리 지르는 걸 옆방에서 들었다며, 일부 폭언 관련 녹취 파일도 갖고 있다고 반박했다.
보듬컴퍼니 전 직원들은 강 대표 부부의 해명 방송 후 "열받아 무료 변론하겠다"고 나선 박훈 변호사와 함께 법적 대응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김소희 기자 yaqqo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