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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킬러? 볼배합 연구했다" 공부하는 외인. '타율 0.328+40타점'이 전부가 아니다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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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1경기 5타점? 많이 해봤다."

4월의 무시무시한 타격감을 다소 놓친듯 했다. 경기전까지 5월 월간 타율은 2할6푼3리, OPS(출루율+장타율)는 0.740에 불과했다. 좌타석보다 우타석에서의 스윙에 약점이 있다는 타 팀의 분석도 나왔다.

26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둔 롯데 자이언츠 빅터 레이예스가 처해있던 현실이다.

여기에 이날 삼성의 선발은 '롯데 킬러' 원태인. 원태인은 2021~2023년 3년간 11경기 69⅔이닝 5승2패, 평균자책점 2.33을 기록했다. 올시즌에도 지난 4월9일 롯데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첫승을 따낸 바 있다.

선수에 따라 슬럼프를 탈출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자신이 한창 좋았을 때의 영상을 찾아보기도 하고, 코치진에게 디테일한 조언을 구하는 경우도 있다. 모든 것을 잊고 머릿속이 텅 빌때까지 훈련하는 선수도 있다.

레이예스의 방법은 어땠을까. 그는 "상대 투수들의 영상을 많이 보는 거다. 이 투수는 이렇게 던지고 어떻게 승부를 걸더라, 나는 거기에 맞춰 준비하고, 연습할 때 그 모습을 상상하면서 친다"고 설명했다.

"원태인이 좋은 투수라는 건 정말 잘 알고 있다. 올해도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지 않나. 지난 경기를 통해 어떤 식으로 볼배합을 가져가는지 연구했고, 그에 맞춰 대처하려고 노력했다."

이날 원태인을 무너뜨린 게 바로 4타수 4안타 5타점을 몰아친 레이예스의 불방망이였다.

0-1로 뒤진 1회말 동점타, 3회말 2점을 앞서간 2타점 2루타가 모두 레이예스의 몫이었다. 5회말 윤동희가 홈에서 아웃되긴 했지만, 장쾌한 2루타 역시 레이예스의 한방이었다. 이쯤 되면 오히려 '원태인 킬러'라 부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제 올시즌 레이예스의 성적은 타율 3할2푼8리 6홈런 40타점, OPS 0.865다.

레이예스는 원태인이 교체된 뒤에도 6회말 1타점 적시타, 8회말 희생플라이로 2타점을 추가했다. 그간의 마음고생을 한방에 날린 경기였다. 레이예스는 "이긴다는게 너무 기쁘고 너무 즐거운 경기"라며 활짝 웃었다. 5월의 부진에 대해서는 "최근에 너무 좋지 않았다. 그 부분을 최대한 빠르게 바로잡고자 노력한 결과가 오늘 경기, 이번주 두 시리즈"라고 강조했다.

"개인 타이틀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며 타점왕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하는 건 팀의 승리다. 그는 '팀이 이기려면 본인이 잘쳐야하는 것 아니냐'는 역질문에도 "내가 요즘 좋지 않았는데도 동료들이 잘해주지 않았나"라며 미소로 답했다.

최근 롯데는 투타 모두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팀 분위기도 함께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특히 그라운드를 누비고, 더그아웃 앞에서 '세리머니 문지기'를 자처하는 황성빈의 존재감이 크다. 레이예스는 "우리팀 최고의 분위기 메이커"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우리 선수들과 많이 친해졌다. 서로 믿고, 응원하고, 또 (결과가 안 좋으면)같이 아까워하면서 더욱 돈독한 관계가 되고 있다. 전준우와 정훈도 보고싶다.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이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