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김포FC가 다시 태풍의 눈으로 떠오르고 있다.
홈구장 증설 문제로 원정을 전전하고 있는 김포는 12일부터 22일까지 10일간 4경기를 소화했다. 타 팀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스쿼드가 얇은 김포 입장에서는 부담이 클 수 밖에 없었다. 고정운 감독은 큰 변화 없이 핵심 자원들을 믿는 쪽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선수들은 딱 부러지는 활약으로 기대에 부응했다. 대미는 22일 홈에서 열린 성남과의 경기였다. 계속된 원정 경기로 오히려 홈이 낯선 상황, 더욱이 김포는 지난 홈경기에서 부천에 패한 바 있다. 분수령이 될 수 있는 경기, 고 감독은 베테랑을 중심으로 다시 한번 기존 선수들을 내세웠고, 기분 좋은 2대1 승리를 챙겼다. 좀처럼 감정을 표현하지 않는 고 감독이 경기 후 환한 미소와 함께 두 주먹을 불끈 쥘 정도였다.
이날 승리로 3연승 포함, 죽음의 4연전을 무패로 마감한 김포는 3위로 뛰어올랐다.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데 성공했다. 당초 세간의 평가와는 다른 그림이다. 지난 시즌 창단 2년만에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오르며 '기적'을 썼던 김포는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떠나며 재창단에 가까운 변화를 줄 수 밖에 없었다.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해 선수들을 수급했지만, 조직력을 강조하는 고정운식 축구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했다. 원정만 다니는 스케줄도 고민이었다. 시즌 첫 경기에서 전남에 0대4 대패를 당하며 우려는 현실이 되는 듯 했다.
하지만 고 감독은 자신이 있었다. 오히려 첫 경기 패배가 보약이 됐다. 고 감독은 주저 없이 변화를 주며, 분위기를 바꿨다. 김현훈을 센터백 가운데 두고, 김원균을 허리진으로 올리며 수비 안정화를 꾀했다. 외국인 선수들을 조커로 활용하며 후반 승부수를 띄웠다. 고 감독의 전략이 통하며, 김포는 승점을 쌓기 시작했다. 베테랑을 중심으로 팀의 골격이 자리잡힌 최근에는 가파른 상승세까지 타고 있다.
이제 김포는 홈 6연전을 치른다. 날씨가 점점 더워지고 있는만큼, 김포는 한결 유리한 상황에서 경기를 치를 수 있다. 이 6연전에서 기대만큼의 성과를 거둘 경우, 김포는 선두 싸움의 가장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경기력은 좋지만 아직 골맛을 보지 못한 브루노가 득점포를 가동하고, 고민인 인저리 타임 실점을 줄인다면, 오히려 지난 시즌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도 있다. 고 감독은 "정해진 목표는 없다. 베테랑 선수들이 중심을 잘 잡아주고 있는만큼 매 경기 최선을 다해 승점을 따낼 생각"이라고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