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사고 열이틀 만인 21일 경찰에 비공개로 출석했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21일 오후 2시께 김호중을 불러 사고 경위와 음주 여부 등 혐의 내용에 대해 조사 중이다.
경찰은 지금까지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사고 당일 김호중이 마신 술의 양과 술을 마시고 차를 몰게 된 경위를 집중 추궁하는 한편, 음주 사고를 은폐하는데 김호중이 얼마만큼 관여했는지도 조사할 예정이다. 이날 조사는 김씨가 음주 운전을 인정한 뒤 첫 소환 조사다.
그런가 하면, 김호중이 이날 오후 경찰에 출석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강남서 출입문 앞에는 많은 취재진이 몰렸다. 그러나 김호중은 취재진을 피해 지하 주차장을 통해 조사실로 들어갔다. 김호중이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비공개 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신축 경찰서는 설계 때부터 피의자가 지하로 출석할 수 있도록 한다. 경찰이 피의자 관련 특혜를 줬다거나 피의자 본인이 특별히 요청을 한 것은 아니고 공보 규칙에 맞게 평소 하던 대로 절차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김호중은 지난 9일 오후 11시 40분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도로에서 반대편 도로의 택시를 충돌하는 사고를 낸 뒤 달아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후 미조치 등)를 받는다. 사고 뒤 현장을 이탈한 김호중은 경기도의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뒤인 다음날 오후 4시 30분께 경찰에 출석했다.
사고 3시간 뒤 김호중 매니저가 김호중의 옷을 입고 경찰을 찾아 자신이 사고를 냈다며 허위 진술했다. 또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본부장이 김호중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이들이 조직적으로 범죄를 은닉하려 한 정황도 드러났다. 운전자 바꿔치기에 대해 김호중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대표이자 김호중과 친인척 관계로 알려진 이광득 대표는 "자신이 시킨 일"이라고 밝혔다.
음주 의혹을 강력 부인하던 김호중은 지난 19일 돌연 입장을 바꿔 혐의를 시인하고 며칠 안에 경찰에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호중이 당시 창원 공연을 마치고 나서야 음주 사실을 인정했다는 점에서 콘서트 위약금 등을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다. 또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 등 상황 악화에 대비해 조사에 성실히 임하는 모습을 보이려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경찰은 20일 김호중과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 이광득 대표, 소속사 본부장, 김호중 매니저 등 4명을 출국 금지하고 김호중의 소속사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압수한 증거물을 토대로 김호중과 소속사 관계자들의 사고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다만 김호중이 사고 전후 이용한 차량 3대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는 하나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