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민성 감독이 결국 대전하나시티즌 지휘봉을 내려놓는다.
K리그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 감독이 대전과 작별한다. 21일 오전 이 감독이 선수단에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정리가 되는데로 조만간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대전과 이 감독은 2021년부터 이어온 동행을 마무리하게 됐다.
이유는 역시 성적 부진이다. 대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진출을 목표로 '현역 국대' 이순민을 비롯해 김승대 김준범 박진성, 아론, 음라파, 호사 등을 영입했다. 초반 '캡틴' 조유민이 중동으로 이적하는 변수가 있었지만, 기대는 높았다. 하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베스트11을 꾸리기 어려울 정도로 부상자가 속출했다. 이 감독은 플랜A→플랜B→플랜C로 방향을 틀었지만, 반전은 없었다. 하위권을 전전했다.
계속된 부진에 구단도 변화를 고심했지만, 이 감독에 신뢰를 줬다. 진주시민과의 코리아컵을 기점으로 수비가 살아나며 무패를 달렸다. 하지만 드라마틱한 반등은 없었다. 결국 부진한 경기력에 팬들도 들고 일어났다. 작별을 원하는 걸개가 걸리기 시작했다. 지난 18일에는 인천에 0대1로 패하며 최하위까지 내려갔다. 경기 후 구단 수뇌부가 긴급 회의를 가졌다.
이 감독도 결국 고심 끝에 결단을 내렸다. 이 감독도 대전이 지금 변화를 주지 않으면 더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용인시청, 광저우헝다, 강원, 전남, 울산, 창춘야타이, U-23 대표팀 등 10년 넘게 코치생활을 하던 이 감독은 2021년 당시 K리그2에 있던 대전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프로 감독, 첫 해 팀을 승강 플레이오프까지 올렸지만, 아쉽게 강원에 패하며 승격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절치부심한 2022년, 초반 어려움도 있었지만, 변형 스리백 카드를 꺼낸 이 감독은 상승곡선을 그리며 또 다시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랐다. 김천 상무를 만난 대전은 2경기를 모두 잡으며, 기업구단 전환 후 처음이자 8년 만의 승격을 이뤄냈다.
성과를 인정받아 재계약까지 성공한 이 감독은 2023년 K리그1에서의 첫 해, 엄청난 공격축구를 펼치며 승격팀 돌풍을 일으켰다. 전반기 울산과의 경기는 아직도 회자되는 명경기였다. 수비가 흔들리며 아쉽게 파이널A행에는 실패했지만, 1차 목표였던 잔류를 이뤄냈다. 이 감독은 올 시즌 더 큰 도약을 꿈꿨지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원했던 그림을 채 펴보지도 못한 채 뜻을 접게 됐다.
대전은 발빠르게 차기 감독을 선임해, 위기에서 벗어난다는 계획이다. 일단 당장은 대행 체제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