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토트넘 캡틴 손흥민의 '그 슈팅'이 영국 축구계에서 당분간 지속적으로 회자될 모양이다.
영국 매체 '메트로'는 18일(한국시각) '이안 라이트가 손흥민의 결정적인 실수에 대해 이야기했다'고 보도했다.
라이트는 개인방송을 통해 아스널의 우승 가능성은 이제 희박해졌다고 탄식했다.
라이트는 토트넘과 맨체스터 시티의 일전을 곱씹었다. 손흥민이 동점골 기회를 놓친 장면이 아쉬웠다.
라이트는 "손흥민이 돌파를 시작했다.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났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얼마나 엄청난 찬스를 날린 것인지 어안이 벙벙했다. 그가 공을 잡은 순간부터 슈팅이 막힌 순간까지 내 인생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라고 돌아봤다.
라이트는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골을 넣을 많안 유일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놓치고 말았다"라며 안타까워했다.
토트넘은 지난 15일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맨시티와의 홈경기에서 0대2로 졌다.
손흥민은 0-1로 뒤진 후반 41분, 골키퍼와 맞서는 엄청난 찬스를 잡았다. 손흥민의 슛은 골키퍼 오르테가의 다리에 맞고 튕겨나갔다. 토트넘은 5분 뒤 쐐기골을 얻어맞고 주저앉았다.
전 세계 아스널 팬들도 함께 절망했다. 영국 언론 '인디펜던트'는 '약 3초 동안 아스널은 프리미어리그 우승 경쟁의 열쇠를 쥐었다. 손흥민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라고 표현했다.
손흥민의 그 슛이 들어갔다면 경기는 1대1 무승부로 끝났을 확률이 높았다.
그랬다면 아스널은 승점 86점으로 1위를 지켰을 것이다. 맨시티도 승점 86점이 되지만 골득실은 아스널이 앞섰다. 자력 우승 기회가 맨시티에서 아스널로 넘어가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맨시티가 이기면서 승점 88점을 쌓았다. 최종 라운드에서 맨시티가 지고 아스널이 이기면 다시 역전이 가능하지만 기적에 가까운 확률이다.
아스널은 2004년 이후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없다. 이번 시즌, 20년 만에 그 어떤 시즌보다 프리미어리그 타이틀에 근접했다. 하지만 그 열망은 손흥민의 슈팅이 빗나가면서 함께 물거품처럼 사라졌다.
손흥민은 영국 언론 '이브닝스탠다드'와 인터뷰를 통해 "나도 사람이다"라며 실수를 할 수 있다고 고백했다.
손흥민은 "골키퍼가 정말 좋은 판단을 내렸다. 그는 자신을 정말 크게 만들었다"라며 오르테가를 칭찬했다.
손흥민은 "선수로서 우리 모두는 최선을 다하고 싶었다. 다른 것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다. 우리는 우리와 팀을 위해 최고의 시나리오에만 집중했다"라며 아스널의 상황은 경기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라이트는 "맨시티가 승점을 놓칠 시나리오는 있다. 나는 아스널이 자랑스럽다. 마지막 날까지 타이틀 레이스를 펼칠 수 있어서 기쁘다. 희박한 확률이지만 무언가 일어날 기적을 기대할 자격이 있다.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 축구의 매력"이라며 대역전을 희망했다.
미켈 아르테타 아스널 감독은 "경기가 끝날 때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지고 최종전에 임할 수 있게 됐다. 우리의 꿈은 여전히 살아 있다"라며 응원을 당부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