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아르헨티나 수문장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즈(애스턴 빌라)가 EPL 자책골의 역사를 새로 썼다.
마르티네즈는 14일(한국시각) 영국 버밍엄 빌라 파크에서 열린 리버풀과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경기 시작 2분만에 자책골을 기록했다.
리버풀 미드필더 하비 엘리엇이 우측에서 크로스 한 공이 빌라 수비수 가슴에 맞고 굴절돼 골문 쪽으로 향했다. 역동작에 걸린 마르티네즈가 급하게 자세를 바꿔 공을 잡으려 했다. 잡았다 놓친 공을 재차 잡으려고 손을 뻗었는데, 공이 뻗은 손에 맞고 골문 안으로 향했다. EPL은 마르티네즈의 자책골이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마르티네즈는 한 번도 아니고 3년 연속 EPL 자책골이라는 진기록을 썼다. 2022년 맨유전, 2023년 아스널전, 그리고 리버풀을 상대로 자책골을 기록했다. 올 시즌에만 자책골 2골다.
스포츠방송 TNT 스포츠에 따르면, 개인통산 3번의 자책골로 EPL 역대 골키퍼 최다 자책골 부문 신기록을 작성했다.
블랙번에서 뛴 마크 번, 첼시에서 뛴 페트르 체흐, 볼턴에서 뛴 유시 야스켈라이넨, 현재 풀럼 수문장 베른트 레노(이상 2회) 등을 뛰어넘었다.
과거 아스널에서 활약한 마르티네즈는 2021년 코파아메리카, 2022년 카타르월드컵에서 리오넬 메시와 함께 아르헨티나에 우승을 안기며 국민 영웅으로 우뚝 섰다.
마르티네즈는 뛰어난 선방 능력뿐 아니라 상대를 도발하고 괴상한 행동과 세리머니 등 예능 감각으로 유명하다. 이번 자책골 장면도 팬들의 웃음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불안한 출발을 보인 빌라는 12분 유리 틸레망스의 동점골로 빠르게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23분 코디 학포, 후반 3분 자렐 콴사에게 연속골을 내주며 2골차 리드를 허용한 빌라는 후반 40분과 43분 욘 두란의 짜릿한 연속골에 힘입어 3-3으로 비겼다.
4위 빌라는 승점 68점을 기록하며 5위 토트넘(63점)과 승점차를 5점으로 벌렸다. 빌라는 1경기, 토트넘은 2경기를 남겨뒀다. 빌라가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다음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거머쥘 수 있는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참고로 EPL 역대 최다 자책골 보유자는 전 맨시티 수비수 리차드 던이다. 유일하게 두 자릿수인 10번의 자책골을 기록했다.
'리버풀 레전드' 제이미 캐러거, '에버턴 레전드' 필 자기엘카, 전 리버풀 수비수 마르틴 슈크르텔(이상 7회)가 2위권을 형성하고 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중에 자책골을 기록한 선수는 아직 없다.
반면 루턴 타운의 일본 수비수 하시오카 다이키는 올 시즌에만 2번 자책골을 넣는 불운을 겪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