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W 임재훈 기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 가운데는 연습 환경과 골프 교육 환경이 좋은미국, 호주,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주니어 선수 시절을 보낸 선수들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그들 중 일부는 현지에서 태어나 성장하면서 골프에 입문해 선수의 길을 선택하고 국내에 들어와 프로 선수의 자격을 획득하고, 또 다른 일부는 국내에서 골프에 입문한 뒤 외국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가 다시 귀국해서 프로의 길을 걷는 케이스다.
오는 10일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CC에서 개막하는 레이디스유러피언 투어(LET)?아람코 팀시리즈(총상금 100만 달러)대회 출전을 앞둔 김조은은 전자의 경우에 가깝지만 그가 태어나고 자라면서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운 곳이 사우디아라비아라는 점에서 앞서 언급한 선수들과는 다른 결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김조은은2004년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 즐업할 때까지 현지에서 자랐다.
현지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강사를 할 만큼 골프를 좋아했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4-5세 때부터 자연스럽게 골프를 접했고, 가족들을 따라 골프장에 다닌 김조은은 LET 대회와 아시안 투어 대회장으로 사용되는 리야드 소재 골프 클럽에서 골프 연습을 하며 골프에 대한 흥미를 키웠고,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서 본격적으로 골프를 훈련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사정상 주니어 선수들이 많지는 않았지만 김조은은 현지 골프장에서 주최하는 월례 대회에 참가하면서 골프 선수로서 다른 선수들과의 경쟁에 흥미를 가지게 됐고, 대학에 진학해야 하는 시가가 다가오자 한국으로 건너와경희대 골프산업학과에 입학하는 한편 KLPGA의프로테스트에 도전했다.
지난해 3월 첫 도전에서 한 타 차로 아쉽게 고배를 든 김조은은 3개월 뒤인 6월 두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프로'의 타이틀을 얻을 수 있었고,KLPGA에준회원으로 입회했다.
주니어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을 경험하는 국내 선수들과는 달리 아직 경쟁이라는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김조은은 점프투어 4개 대회에서 한 차례만 컷을 통과했을 만큼 아직은 이렇다 할 성적을 기대하기 보다는 경험 축적이 더 필요한 선수다. 이처럼 국내 무대에서는 그야말로 '무명 선수'인 김조은은 그러나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이번 LET 아람코 팀시리즈에서는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선수다.
이 대회가 사우디아라비아공공투자기금(PIF)가후원하는 대회로 한국에서 처음으로 개최되는 대회이기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태어나고 성장했으며, 골프 선수의 꿈을 키운 김조은의 스토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골프에 대한 투자로 얻고자 하는 성과와 그대로 맞닿아 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LET 아람코 팀시리즈에 출전한 경력이 있는김조은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치러지는 LET 대회인 이번 대회에서 김효주, 찰리 헐(잉글랜드), 다니엘 강(미국) 등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활약중인 세계적인 선수들과 같은 코스에서 경쟁을 펼치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지난 8일 대회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조은은 자신을대회에 초대해준 PIF와 아람코에 감사 인사를 전하면서"이렇게 큰 대회에서 제가 좋아하는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나와 기쁘다"고 소감을 밝힌 뒤 "아직 부족하지만 최선을 다해 경기에 임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드라이버 샷 비거리가 240∼245야드 정도라고 밝힌 김조은은 "저의 장점은 드라이브샷 정확도"라며 "빠른 그린에 적응하는 능력은 더 보완해야 한다"고 자평했다.
이어 그는 "작년 KLPGA에서 또래 선수들과 경쟁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며 "국내에서 KLPGA 투어 1부에 진출하는 것도 좋지만, 올해 하반기 LET 퀄리파잉 스쿨에 도전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LET를 도전 대상으로 삼은 이유에 대해 김조은은"LET에 사우디아라비아가 후원을 많이 하고, 세계적인 투어가 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자란 저에게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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