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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울산→김천' 1라운드 로빈, K리그1 화두는 '아무도 몰라'…지금은 '충격'이지만 갈 길은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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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K리그1이 한 바퀴를 돌았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4강 일정으로 울산 HD와 광주FC만 한 경기를 덜 치렀다. 그 외 팀들은 11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한 번씩 혈투를 치렀다.

전망과 현실은 다르지만 올 시즌 판은 더 세차게 흔들렸다. K리그1 각 구단들도 미래에 대해선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반복할 뿐이다. 뚜껑이 열리기 전 '빅3'가 대세였다. 2년 연속 K리그1을 제패한 울산과 최다 우승(9회)에 빛나는 전북 현대 그리고 김기동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FC서울이 정상 등극을 다툴 것으로 전망됐다. 올 시즌 2부에서 1부로 승격한 군팀인 김천 상무는 '1약'으로 지목됐다.

김기동 감독이 떠난 포항 스틸러스도 고전이 예상됐다. 김기동 감독이 떠났고, 지난 시즌 팀을 지탱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탈했다. 새 얼굴인 박태하 감독은 현역 시절 포항의 '원클럽맨'이지만 K리그1 사령탑으로 첫 발걸음이라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늘 그랬듯 '포항이 포항'했다. 예측이 또 비켜갔다. 포항은 '하나은행 K리그1 2024' 11라운드 현재 승점 24점으로 선두에 위치했다. 울산과의 개막전(0대1 패)에서만 패배를 당했을 뿐 이후 10경기 연속 무패(7승3무)를 질주하고 있다. 포항 축구는 마지막 5분만 보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뒷심이 상상을 초월한다. 한 번이면 우연이라고 할 수 있지만 반복되면 실력이다. 포항이 올 시즌 터트린 18골 가운데 15골이 후반에 나왔고, 그 중 6골이 경기 막판에 터져 귀중한 승점을 선물했다. 땀과 집중력에서 나온 포항의 힘이다. 이른바 '태하드라마'다. 최소 실점(8골)도 극장승의 발판이다. "진이 빠진다"는 박태하 감독의 행복한 '투정'도 팬들에게는 미소를 머금게 한다.

'빅3 예측' 가운데 유일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팀은 울산이다. 울산은 승점 23점(7승2무1패)으로 2위에 위치, 포항을 턱밑에서 추격하고 있다. 울산은 지난 시즌 첫 스타트부터 독주했다. 올 시즌은 ACL 16강, 8강, 4강을 병행하는 일정에도 3년 연속 우승 도전의 끈을 이어가고 있다. 한 걸음의 여유가 있어 선두 탈환은 시간문제라는 전망도 있다. 울산은 최다 득점(22골)으로 팬들을 신나게 하고 있다. 홍명보 울산 감독은 여전히 "계속 발전하는 과정"이라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포항과 울산에 이어 김천이 3위(승점 21·6승3무2패)에 포진한 것은 최대 이변이다. 탄탄한 공수밸런스가 빛을 발하고 있다. 입대와 제대가 늘 변수지만 올 시즌은 이동경 이동준 등의 입대로 전력이 더 탄탄해질 전망이다. 김천이 복병으로 자리매김한 형국이다.

이제 1라운드 로빈의 끝이라 중위권은 두텁다. 나란히 승점 15점의 4위 강원FC(19득점), 5위 수원FC(11득점)와 각각 승점 10점의 10위 전북(13득점), 11위 대전하나시티즌(10득점)의 승점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최하위인 대구FC(승점 8)도 언제든지 반전이 가능하다. 6~9위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14), 제주 유나이티드(승점 13), 광주(17득점), 서울(15득점·이상 승점 12)도 살얼음판 경쟁 중이다.

전북과 서울이 하위권에 위치한 것은 다소 충격이다.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도중하차한 후 박원재 코치가 대행으로 팀을 이끌고 있지만 좀처럼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6경기 만의 첫 승에 이은 연승은 연패에 다시 묻혔다. 서울은 3연패가 뼈아팠다. 물론 두 팀은 언제든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저력이 있다.

이대로면 역대급 우승, 강등 전쟁이 예고된다. 다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매경기 승점을 차곡차곡 쌓아야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