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샌디에이고 파드리스 김하성이 타율에 비해 WAR이 높은 이유는 긴박한 순간 터뜨리는 장타력, 다른 하나는 결정적인 수비 때문이다.
김하성은 2일(이하 한국시각) 펫코파크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의 홈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8번 유격수로 출전해 3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6대2로 승리했다.
타점 또는 득점으로 스코어에 직접 영향을 미친 플레이는 없었으나, 두 차례 출루로 상대 마운드를 괴롭혔고, 수비에서도 위기를 벗어나게 하는 순발력으로 마운드 안정을 이끌었다.
우선 이날 돋보였던 김하성의 수비는 4회초에 나왔다.
신시내티는 1-0으로 앞선 4회 선두 엘리 델라크루즈가 좌측 라인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터뜨려 무사 2루 추가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우타자 스펜서 스티어는 샌디에이고 선발 조 머스그로브가 던진 초구 89마일 커터를 잡아당겨 유격수 땅볼을 쳤다.
이때 두 번 바운드된 타구를 잡은 김하성은 2루주자 델라크루즈가 자신의 앞을 지나 3루로 내달리는 걸 보더니 지체없이 3루수 매니 마차도에 송구했다. 공을 받은 마차도가 편하게 태그할 수 있을 정도로 송구는 정확했다. 델라크루즈는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필사적으로 살려고 했지만, 마차도의 태그에 그대로 아웃됐다.
만약 김하성이 1루로 던져 타자주자를 처리했다면 상황은 1사 3루로 실점 확률이 더 높아졌을 터. 타구가 유격수 정면으로 흐르는 상황에서 델라크루즈의 본헤드 플레이가 나온 것이지만, 김하성의 빠른 판단과 정확한 송구가 돋보였다.
결국 머스그로브는 계속된 1사 1루서 조나단 인디아를 헛스윙 삼진, 닉 마티니를 1루수 땅볼로 잡고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야구는 흐름의 경기다. 상대 기를 꺾는데 성공한 샌디에이고는 이어진 4회말 주릭슨 프로파의 적시타로 2-1로 전세를 뒤집었다.
1사후 잭슨 메릴이 1루수 실책으로 출루하자 김하성이 중전안타를 때려 찬스를 1,2루로 만들었다. 투스트라이크에서 신시내티 선발 그레이엄 애시크래프트의 3구째 96마일 한복판 커터를 받아쳐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렸다. 타구속도가 101.5마일에 달하는 빨랫줄 타구였다.
이어 타일러 웨이드의 1루수 땅볼 때 김하성은 2루에서 포스아웃돼 2사 1,3루로 상황이 바뀌었다. 웨이드의 2루 도루 후 프로파가 좌중간 안타를 날리며 메릴과 웨이드를 모두 홈으로 불러들여 2-1로 역전에 성공했다.
신시내티가 5회초 산티아고 에스피날의 2루타, 제이머 칸델라리오의 우전적시타로 2-2 동점을 만들었지만, 샌디에이고는 7회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총알같은 그랜드슬램을 날려 6-2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웨이드의 3루 기습 번트안타, 프로파의 우중간 안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의 볼넷으로 만든 무사 만루서 크로넨워스가 상대 우완 페르난도 크루즈의 초구 94마일 몸쪽 직구를 끌어당겨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라인드라이브 홈런을 터뜨렸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이닝이었다.
김하성은 0-1로 뒤진 2회말 2사후 첫 타석에서 볼넷을 얻어 걸어나갔다. 신시내티 우완 선발 그레이엄 애시크래프트를 상대로 볼카운트 3B1S에서 5구째 97.4마일 바깥쪽 빠른 커터를 볼로 골랐다. 그러나 후속 타일러 웨이드가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나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김하성은 6회말 2사후 유격수 땅볼, 8회 1사후 좌익수 플라이로 각각 물러났다.
2경기 연속 안타에 4경기 연속 출루에 성공한 김하성은 타율 0.218(119타수 26안타), 출루율 0.329, 장타율 0.387, OPS 0.716을 마크했다. 4홈런, 17타점, 19득점은 그대로다. 이날 현재 bWAR 부문서 김하성은 0.9로 팀내 1위다.
5연패 후 2연승에 모처럼 위닝시리즈를 거둔 샌디에이고는 16승18패를 마크,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2위로 올라섰다. 지구 선두 LA 다저스(20승13패)와 4.5경기차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