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최정이 나온다고?"
KBO리그 역사상 최고의 거포가 공교롭게도 때맞춰 복귀한다. 지켜보는 상대팀의 심경은 어떨까.
SSG 랜더스 최정은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전을 통해 1주일전 부상 이후 첫 실전을 치렀다.
경기전 만난 김태형 롯데 감독은 "최정이 있고없고, SSG의 라인업 무게감이 완전히 다르다"고 단언했다.
이어 "승부는 승부일 뿐이다. 대기록이 문제인가? 최정한테 홈런 맞는 순간 경기 흐름이 가버리는데. 대기록이야 되면 축하해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동생)최항 어디갔냐"고 소리쳐 좌중을 웃겼다.
롯데는 대기록 '허용' 팀으로 유명하다. 과거 이승엽의 시즌 43홈런(문동환), 56홈런(이정민) 모두 롯데 상대로 나왔다.
이날 선발로 나선 한현희는 이승엽 감독의 현역 시절 마지막 경기에서 통산 466~467호 홈런을 맞은 투수이기도 하다. 롯데에서는 박세웅이 6개로 가장 많은 홈런을 내줬다.
김태형 감독은 "예전에는 홈구장에서 기록 주기 싫다 그런 분위기도 있었다. 지금은 서로 축하하는 분위기 아닌가. 주자가 앞에 있어서 최정을 어렵게 상대해야되는 상황도 있는 거고. 기록과는 상관없다. 승부할 상황이 되면 하고, 맞으면 축하해주면 된다. 순리대로 하겠다"며 웃었다.
이어 앞서 KIA 윌 크로우와 이범호 감독의 사구 후 사과에 대해서는 "단순 타박이면 보통 수석 선에서 연락하고, 심한 거 같으면 감독이 직접 나서서 미안함을 전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최정은 현재 통산 홈런 467개를 기록중이다. 이승엽 두산 감독과 동률이다. 1개만 더 치면 전인미답의 새 기록을 작성한다.
사령탑은 최정이 빨리 기록에 대한 부담을 덜길 바란다. 이숭용 SSG 감독은 "1주일만의 출전인데 홈런을 바란다? (최)정이니까"라며 웃은 뒤 "홈런이 선수 맘대로 나오는 게 아니지만, 최대한 편안하게 경기하려면 빨리 나오는 게 좋다. 나도 41살까지 야구를 했지만, 기록이라는 게 참 쉽지 않다. 아무리 천재타자라도 홈런을 치는게 쉽나"라고 덧붙였다.
최정 스스로도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고 표현한다. 감독 역시 팀보다는 최정 개인에게 부담감이 생길까봐 걱정하는 것. 그는 "그 압박감이 진짜 힘들긴 할 것"이라면서도 "지나고 나면 다 웃으면서 이야기할 일이다. 그런 관심 받는게 얼마나 행복한지 은퇴하면 알게 된다"며 미소지었다.
이숭용 감독은 현재 현역 1999안타를 기록중인 추신수에 대해서도 "조만간 2000번째 안타가 나올 것 같다. 타격 밸런스는 괜찮을 것 같다"면서 "롯데와의 3연전에 계속 기용할 생각이다. 노장이 선입견과 맞서 싸우는 게 참 어려운 일이다. 감독으로선 북돋아주고 편안하게 만들어줄 뿐"이라고 강조했다.
부산=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