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 '뉴진스의 엄마'로 칭송되어온 어도어 민희진 대표와 모 회사 하이브의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23일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측은 경영권 탈취 논란에 대해 각자의 새로운 주장과 증거를 제시하며 반박에 나섰다.
먼저 민희진 대표는 23일 보도된 일간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하이브에서 주장한 것처럼 어도어의 경영권 탈취를 시도하려 한 적이 없다. 제가 가진 18%의 지분으로 어떻게 경영권 탈취가 되나"라며 "80% 지분권자인 하이브의 동의 없이는 어도어가 하이브로부터 독립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도대체가 불가능한 일을 도모했다는 하이브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어 "돈이 목적이었다면 애초에 이런 내부 고발, 이의제기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하이브는 경영권 취득을 프레임으로 잡은 것 같다. 피프티 사건이 선례로 남지 않았나. 난 그런 바보 같은 짓을 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이는 전날 민희진 대표 입장문에서 "어도어는 뉴진스 멤버 및 법정대리인들과 충분히 논의한 끝에 공식 입장을 발표하게 되었다"고 주장, 제 2의 피프티 피프티 사태가 아니냐는 반응으로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에 대한 대답이다.
민 대표는 "오히려 어도어가 하이브에 대한 내부 고발, 이의 제기에 대한 입장을 24일까지 달라고 요청한 상황이었는데 반격을 당했다"면서 허탈해했다. 이어 "뉴진스라는 팀에 정말 중요한 시점에 이런 일을 벌인 하이브가 놀랍다"면서 "이의 제기를 하고 4일이 지나 하이브의 답변을 기다리던 중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하이브의 문제 제기였던 다른 투자자들과의 만남에 대해 "저는 회사 경영권을 탈취하기 위해 어떤 투자자도 만나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민희진 대표는 하이브의 갑작스런 감사 질의서 통보 등에 대해 "제가 한 달여 전부터 지난주까지 하이브와 관련한 내부 고발을 했기 때문"이라며 "아일릿의 뉴진스 카피 사태로 드러난 다른 여러 사안들에 대한 문제 제기를 하자 갑작스럽게 해임 절차 통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날 세계일보에 따르면 하이브는 어도어가 경영권 확보 방법을 정리한 내부 문건에서 '5. 목표'라는 제목 아래 '하이브 안에서 우리를 못 건드리게 하고',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고 씌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못 건드리게 하고'는 지분이 20% 밖에 없는 어도어가 하이브를 압박할 내부 자료를 확보한다는 뜻으로, '궁극적으로 빠져나간다'는 경영권 독립을 이루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민희진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A씨가 올 초 어도어로 이직하기 직전 대량의 하이브 정보를 다운로드 받은 정황이 드러났고 이직 후에도 기업의 가장 큰 비밀인 결산정보를 다운로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정보를 외부에 유출했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 따른 영업방해로 심각한 범죄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 하이브 측은 "이같은 사실을 전산 정보 로그기록을 통해 확인했다"며 전날 자회사 어도어 경영진들이 경영권 탈취를 시도해온 정황을 파악하고 감사권을 전격 발동했다.
현재 하이브는 민희진 대표를 포함한 현 어도어 경영진에게 감사 질의서를 보냈고 민희진 대표에겐 사임 요청을 요구했다. 감사 질의서 답변 시한은 23일이다. 만약 민희진 대표와 어도어 경영진이 하이브의 요구에 불응할 경우 어도어 주주총회 소집에 대한 법적 조치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어도어는 2021년 하이브가 자본금 161억원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SM엔터테인먼트 출신으로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프로듀싱을 총괄한 민희진 대표가 2대 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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