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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값 수백억' 스타들이 "내가 PK 찰거야!" 아귀다툼 추태 → 어린이 축구대회도 저렇게는 안 할 듯.. 부끄러움은 팬과 감독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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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그야말로 추태였다. 어린이 축구선수들도 저렇게는 하지 않을 듯하다. 영국 프리미어리그에서 몸값이 수백억원에 달하는 선수들이 서로 페널티킥을 차겠다며 공을 뺏고 빼앗는 촌극을 벌였다. 경기 후 감독은 대승을 거두고도 부끄러움에 고개를 들지 못했다.

영국 언론 '디애슬레틱'은 16일(한국시각)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첼시 감독이 페널티킥 논쟁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첼시는 이날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3라운드 에버턴과 홈경기에서 6대0으로 크게 이겼다. 콜 팔머가 4골을 퍼부었다.

사건은 후반 19분 벌어졌다. 팔머는 전반 29분 만에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첼시가 4-0으로 크게 앞선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었다. 니콜라스 잭슨이 공을 냉큼 집어들고 페널티킥 지점으로 걸어갔다. 노니 마두에케가 황급히 달려와 공을 빼앗았다. 전담 키커로 알려진 팔머는 이 상황을 지켜봤다. 주장 코너 갤러거가 교통정리에 나섰다. 갤러거가 공을 회수해 팔머에게 넘겼다.

팔머는 이날 4득점으로 시즌 20골 고지를 밟았다. 맨체스터 시티 엘링 홀란드와 리그 득점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잭슨과 마두에케가 저지른 행위는 프로의 자질이 의심된다. 역할 분담이 철저한 프로의 세계에서 개인적인 욕심을 공개적인 자리에서 드러냈다. 포체티노 첼시 감독도 격분했다.

포체티노는 "부끄럽다. 선수들에게도 이야기했다. 모든 스태프와 미팅을 가지고 설명했다. 정말 부끄럽다. 우리는 이런 식으로 행동할 수 없다. 이런 일은 이번이 마지막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트랜스퍼마크트에 따르면 몸값이 잭슨은 3500만유로(약 520억원) 마두에케는 2500만유로(약 370억원)에 달한다. 스타 플레이어로서 갖춰야 할 품위를 스스로 걷어찼다. 포체티노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우리는 아직 과정에 있고 많은 것을 배우는 중이다. 우리는 더 위대한 팀이 되고 싶다. 더 큰 것을 위해 싸우고 싶다. 개인의 성과보다는 더 집단적인 방식으로 생각해야 한다"며 성토했다.

이어서 그는 "나는 팔머가 페널티킥 키커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팔머가 다른 사람에게 양보하고 싶다면 몰라도 이런 식으로는 곤란하다. 정말 슬픈 상황이 벌어졌다. 다시는 일언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페널티킥을 단지 전리품 쯤으로 여긴 이기심이 그대로 나타난 것이다.

팔머는 이 경기 골퍼레이드를 앞세워 단숨에 득점왕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오히려 팔머에게 페널티킥을 더 몰아줘야 하는 상황이다.

토트넘의 경우에는 2021~2022시즌 손흥민이 득점왕 경쟁을 펼칠 때에도 페널티킥 키커를 건드리지 않았다. 끝까지 해리 케인이 전담해서 책임졌다. 페널티킥이 결코 아무나 차는 그런 득점 기회가 아니다. 잭슨과 마두에케는 명분도 아니고 실리도 아닌 오로지 자신들의 욕심만을 내세웠다.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이들이 실랑이를 벌이자 관중들이 야유를 쏟아냈다.

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