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때 실종설까지 돌았던 오타니 쇼헤이의 전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가 한국에서 미국 캘리포니아로 극비 귀국한 정황이 포착됐다.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직후부터 지난 7년간 친구이자 전담 통역사로 함께했던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그림자'로 불렸다. 거의 하루종일 붙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사이. 단순한 통역 직원이 아닌, 오타니의 훈련 보조이자 로드 매니저, 조력가 역할을 했었다.
그런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 의혹이 알려진 것은 지난달 한국 서울에서 열린 LA 다저스의 정규 시즌 개막시리즈 도중이었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의 개막전 첫날인 3월 20일 경기를 마친 후, 미즈하라가 다저스 구단으로부터 해고됐다는 소식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ESPN' 등 미국 매체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야구 종목을 제외한 불법 스포츠 베팅으로 최소 450만달러 이상의 빚을 지고 있고, 오타니의 개인 계좌에서 미즈하라가 빚을 진 대상인 불법 스포츠 베팅 업체 운영자의 동료에게 450만달러 이상이 이체된 정황이 알려졌다. 미즈하라는 처음 'ESPN'과의 인터뷰에서는 "오타니가 자신의 도박 문제를 알고 빚을 대신 갚아줬다. 자신이 보는 앞에서 여러 번에 나눠 송금했다"고 해명했다가, 이튿날 "오타니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번복했다.
미즈하라는 서울 개막전 첫 경기가 끝난 후 해고됐고, 이후 자취를 감췄다. 다저스 선수단은 21일 경기까지 마친 후 전용기를 타고 귀국했는데 이 자리에 미즈하라는 없었다. 때문에 실종설, 은둔설, 일본 귀국설이 나돌았다.
하지만 11일(한국시각) 미국 '뉴욕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서울에서 극비리에 거주지인 미국 캘리포니아로 귀국했다. 미즈하라는 LA 인근 자택에서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미 사법 당국으로부터 제지를 받았다. 체포가 된 것은 아니지만, 곧장 조사를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미즈하라의 불법 도박과 관련한 수사는 LA 국세청 형사과와 국토안보부가 공동 주도했으며, 미국 캘리포니아 중부지방 검찰청도 함께 지휘하고 있다.
귀국 이후 미즈하라는 전직 LA 연방 검사 출신이자 화이트칼라 범죄 변호를 전문으로 하는 변호사 마이클 프리드먼을 고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즈'는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에이전트인 네즈 발레로와 소통하면서, 처음에는 오타니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팀 동료의 빚을 갚았다고 변명했다가, 그 다음 자신의 빚을 갚아준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서울에서 개막 1차전을 마친 후, 다저스 구단 관계자들에게는 '도박 중독에 걸려 빚이 많다. 오타니는 오랜 친분으로 빚을 갚아줬다'고 이야기 했다. 하지만 영어가 능숙하지는 않아도 대화 맥락을 이해한 오타니가 뭔가를 의심하기 시작했고, 미즈하라가 클럽하우스에서 선수들에게 도박 중독 사실을 고백한 후 호텔에서 다시 이야기를 나눴다. 미즈하라는 오타니에게 자신이 계좌에서 돈을 훔쳤다고 이 자리에서 고백했다"고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