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박신양이 대학 후배 김혜수 덕분에 드라마에 데뷔하게 됐다고 밝혔다.
1일 방송된 채널A '절친 토큐멘터리-4인용식탁'(이하 '4인용식탁')에는 '파리의 연인', '쩐의 전쟁' 등 수많은 명작을 남긴 '국민 배우'에서 화가로 변신한 박신양이 출연했다.
이날 박신양은 배우 김혜수 덕분에 드라마에 데뷔하게 된 일화를 전했다. 그는 "자고 있는데 전화가 와서 받았는데 김혜수였다. 김혜수가 학교 후배인데 'TV 출연도 하냐'고 했다. 잠결에 한다고 했다가 드라마 오디션을 보게 됐다. '사과꽃 향기'라는 드라마였는데 그렇게 TV에 출연하게 됐고, 그때부터 시간이 흘러서 지금까지 오게 된 거다"라고 전했다.
박신양은 드라마 '파리의 연인'에서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부르며 프러포즈하는 전설의 명장면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그는 "그때 대본에 '한기주, 피아노를 치면서 노래한다 (선곡은 알아서 해주세요)'라고 쓰여 있었다. 노래를 잘 모르니까 스태프들에게 어울리는 노래를 추천받았는데 다 똑같이 그 노래가 들어 있었다. 그래서 불러달라고 부탁했는데 너무 이상했다. 유리상자 노래를 한기주가 불러도 될만한 노래인가 싶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근데 다들 그 노래라고 했고, 정말 고민이 많았다.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하다가 엘튼 존의 실황 공연을 보면서 저렇게 불러야겠다 싶었다. 진성으로 내 소리로 부를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고 녹음한 거였다"고 말했다. 이어 '애기야 가자'라는 명대사도 언급하며 "정말 난감했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정말 있나 싶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런가 하면 박신양은 드라마 '싸인'의 천재 법의학자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100여 번이 넘게 시신 부검을 참관했던 이유에 대해 "법의학자들의 본심과 마음속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어떤 마음인지 이해하려면 물어봐서 알 수 있는 게 아니고 내가 느껴야 하는 거다. 그러려면 법의학자가 하는 일을 참관하면서 관찰해야 하는 거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관찰하면서 어떤 심정과 느낌으로 하는지 계속 물어봤다. 그러다가 어느날 조금의 깨달음이 왔다. 그래서 이걸 표현하면 되겠구나 싶었다"고 밝혔다.
한편 박신양은 하나뿐인 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딸을 보면 어떤 느낌이냐는 질문에 "귀엽고 다람쥐 같고 찐빵 같다"고 답했다.
현재 딸이 뉴욕에서 심리학을 전공 중이라고 언급한 그는 "철학 과목도 듣겠다고 해서 잘했다고 했다. 근데 딸과 고차원적인 대화를 나누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딸에게 영향을 받아서 그린 그림이 있다는 박신양은 "매일 밤 작업실에서 그림을 그리니까 딸 입장에서는 왜 나가는 건지 이해가 안 됐던 거 같다. 그게 10여 년 전의 일인데 이해가 안 되는 딸의 얼굴이 기억난다"며 "그러고 몇 년이 지났는데 딸이 마치 나를 이해한다는 듯이 '아빠, 이것도 그려봐' 하면서 말과 거북이 사진을 줬다"고 전했다.
그는 "거북이는 그려본 적도 없고, 말도 그려본 적이 없었다. 딸이 볼 건데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너무 난감했다. 숙제가 되게 컸다. 그러다가 말이 나의 그림에 등장하게 됐고, 거북이도 그리게 됐다. 되게 어려웠다. 그날이 되게 기억에 남는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바꿔서 한번 생각해 봤다. 나의 아버지가 어느날 갑자기 매일 밤 나가서 그림을 그린다면 내가 이해할 수 있었을까. '왜 그림에 관심을 갖는 거지? 그게 뭐라고?' 그럴 수 있지 않겠냐"고 말했다.
박신양은 그림을 본 딸의 반응에 대해 "실제로 딸과 그 이야기를 나누지는 않았다. 나중에 딸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책에 그림을 넣었다. 어떻게 볼지 궁금해서 책도 써서 딸에게 보내줬는데 '흠..기네'라고 했다"며 웃었다.
박신영은 딸에게 어떤 아빠이고 싶냐는 질문에 "딸에게 친구 같은, 한없이 봐줄 수 있는 이래라저래라 하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며 "딸은 항상 보고 싶은 존재다. 내가 먼저 항상 말 걸고 문자 보내고 그런다"고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