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저런 선수를 왜 2군에 뒀나 모르겠더라. 내년에 필승조로도 쓸 수 있는 투수다."
롯데 자이언츠와 LG 트윈스가 2024시즌 개막 후 첫 트레이드를 했다. LG가 내야수 손호영을 롯데에 주면서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을 데려 온 것. 롯데가 손호영을 달라고 요청하자 LG가 우강훈을 찍었고 롯데가 고심끝에 OK하며 이뤄졌다.
LG 트윈스 유니폼을 입으려는 인연이었을까. 지난해 시즌 막판 롯데 자이언츠의 우강훈이 이상하게 LG를 상대로 두 차례나 인상적이 피칭을 했었다.
10월 5일 부산에서 1-5로 뒤진 8회초에 올라온 우강훈은 정주현 서건창 김범석을 삼자범퇴로 막았고, 9회초엔 손호영 김기연 신민재를 또 삼자범퇴로 처리했다. 최고 151㎞의 빠른 공이 인상적이었다.
10월 9일 잠실 LG전서 8-1로 앞선 9회말 등판했다. 선두 문성주에게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지만 문보경을 빠른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서건창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범석을 3루수앞 병살타로 처리하고 경기를 끝냈다. 만원에 가까운 2만2807명의 관중 앞에서도 자신의 공을 힘차게 뿌렸다.
그리고 LG 염경엽 감독이 인상깊게 우강훈을 지켜봤다. 염 감독은 "부산에서 봤는데 공도 빠르고 좋더라"면서 "저런 선수를 왜 2군에 뒀나 모르겠더라. 내년에 필승조로 쓸 수 있는 투수"라고 말했다. 올해 군에서 제대하고 왔다는 비하인드를 듣고 고개를 끄덕.
다섯 달이 지난 3월 30일. LG가 그 우강훈을 데려왔다. 150㎞를 넘게 던지는 군필 사이드암 유망주를 품에 안은 것. LG 차명석 단장은 "우리 나라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 2명(정우영 우강훈)을 보유하게 됐다"라고 이번 트레이드에 만족했다.
우강훈은 공은 빠르지만 아직 제구에 기복이 있는 편이다. 차 단장은 "제구는 차근차근 잡아나가면 2∼3년내에 필승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우영의 해외 진출에 대한 대비책이기도 하다. 정우영은 내년시즌을 마치면 포스팅 자격을 갖는다. 현재 박명근이라는 사이드암 투수가 있지만 이제 2년차. 군 문제도 해결하지 못했다. 우강훈이 정우영이 해외 진출전까지 성장한다면 정우영이 해외 진출 이후 바통을 이어받을 수 있다.
우강훈은 야탑고를 졸업하고 2021 신인드래프트에서 2차 5라운드 전체 41순위로 입단한 고졸 4년차 투수다.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고 현역으로 입대해 지난해 5월에 제대했다.
좋은 내야수 자원을 롯데에 내준 LG지만 상무에서 제대하는 유망주 이영빈이 있어 이번 트레이드를 할 수 있었다. 차 단장은 "투수는 다다익선이다"라고 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