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암=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이강인이 더 멋진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캡틴' 손흥민이 침묵을 깨고 입을 뗐다.
황선홍 임시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 A대표팀은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태국과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조별리그 C조 3차전을 치른다. 손흥민은 경기 하루 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 나서 각오를 다졌다.
그는 "카타르아시안컵 끝내고 처음이다. 국가대표팀으로 소집하게 돼 영광이다. 팬 만날 생각에 정말 기쁘다. 어제 다 합류했다. 감독님 말씀처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보여줘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이 남아있다.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손흥민은 지난달 끝난 아시안컵 뒤 곤혹을 치렀다. 이강인(파리생제르맹)과 물리적 충돌한 사실이 전해졌다. 요르단과의 대회 4강전을 하루 앞둔 저녁 시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강인을 비롯해 몇몇 어린 선수들이 시끌벅적하게 탁구를 했고, 손흥민이 이를 제지하는 과정에서 자신에게 대든 이강인과 물리적으로 충돌했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손흥민은 손가락을 다치기도 했다. 이후 여론은 들끓었고, 손흥민은 이강인의 사과를 받아 들이며 급한 불은 끈 상황이다.
그는 "(이)강인 선수와는 영국에서도 따로 만났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제도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가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하고, 그런 용기 있는 자세를 보였다.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똘똘 우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만큼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국까지 날아와서 먼저 사과 제스처를 보였다는 사실은 누군가 먼저 사과를 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용기를 내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 모든 사람이 실수한다. 그를 통해 많이 배운다. 강인 선수도 아직 어린 만큼 더 단단해지고, 축구대표팀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 멋진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다음은 일문일답.
상암=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 각오.
▶아시안컵 끝내고 처음이다. 국가대표팀으로 소집하게 돼 영광이다. 팬 만날 생각에 정말 기쁘다. 어제 다 합류했다. 감독님 말씀처럼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보여줘야 하는 것, 해야 하는 것이 남아있다. 똘똘 뭉쳐서 좋은 경기 할 수 있도록 하겠다.
- 대표팀 합류 소감.
▶(한숨) 뭐라고 말씀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소집 자체가 나에게는 단 한 순간도 당연하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영광스럽게 생각한다. 가슴에는 항상 태극마크가 달려있다. 행동을 항상 더 조심해서 하려고 한다. 많은 생각 속에서 내가 올바른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생각할 건 이 팀을 더 똘똘 뭉치게 하느냐다. 경기 결과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똘똘 뭉친다면 경기 결과에선 큰 문제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선수들의 개인 능력을 잘 뽑아낼 수 있도록 옆에서 잘 돕고 싶다.
- 이강인 합류 뒤 따로 만났나.
▶강인 선수와는 영국에서도 따로 만났었다. 이런저런 얘기를 했다. 어제도 다 같이 만나는 자리가 있었다. 강인이가 모든 선수 앞에서 자기가 어떤 행동을 했고, 무엇을 잘못했고 진심 어린 사과를 했다. 잘 받아들였다고 생각한다. 강인 선수가 사과하는 용기도 필요하고, 그런 용기있는 자세를 보였다. 선수들도 이런 마음을 잘 받아주지 않았나 생각한다. 더 똘똘 우칠 수 있는 계기가 생긴 것 같다. 많은 분이 걱정하는 것만큼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다. 더 똘똘 뭉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영국까지 날아와서 먼저 사과 제스처를 보였다는 사실은 누군가 먼저 사과를 하는 것도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용기를 내서 팀원으로서 뿌듯하다. 모든 사람이 실수한다. 그를 통해 많이 배운다. 강인 선수도 아직 어린 만큼 더 단단해지고, 축구대표팀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아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더 멋진 선수, 더 좋은 사람이 되면 좋겠다.
-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본 태국은 어떤 팀인가.
▶현실적으로 축구에서 당연히 이기는 경기는 없다고 생각한다. 진짜 여러 리그를 경험하고, 많은 경기를 뛰면서 당연히 이기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동남아팀이든, 세계 챔피언 팀이든 당연히 이기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능력치의 차이는 있겠지만, 얼마나 진지하게 임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 매 경기 결승이라고 생각해야 한다. 그런 마음이 아니면 홈에서 큰 사고를 당할 수 있다. 경기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만큼 아시아 축구가 발전했다는 것도 좋은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세계적으로 봤을 때 아시아 축구가 이만큼 발전하고, 아시아 축구인으로서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한국 축구도 더 많이 발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많이 싸워서 그런 싸움을 이겨내야 하는 경쟁 구도가 생겼다.
- 손가락 부상은 어떤가.
▶손가락 기사는 이제 안 써주셔도 괜찮을 것 같다(웃음). 소속팀 감독님 말처럼 내가 축구선수니까 손가락 하나는 없어도 괜찮다고 한다. 너무 걱정하실 만큼 심각한 부상은 아니다. 걱정해주시고 신경 써주시는 것은 감사함을 느낀다. 하지만 이런 것으로 많은 분께 혼란을 드리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니까 나도 같이 미안해지고 힘들어진다. 축구라는 스포츠가 팀 경기다. 나로 인해 좋지 않은 기사가 나가는 것 자체가 불편하다. 정말 괜찮다. 이정도의 아픔은 모든 선수가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끝으로 손가락에 대해서는 그만 얘기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