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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잔' 들었던 캡틴 기성용이 욕심을 냈다, FC서울이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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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가을 기자]"핀잔을 들었었는데…." 2024시즌 첫 득점을 기록한 '캡틴' 기성용(35·FC서울)이 마음의 짐을 던 듯 환하게 웃었다. 기성용은 지난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2 2024' 홈경기에서 '골 맛'을 봤다. 그는 팀이 1-0으로 앞서던 전반 23분 강상우의 패스를 받아 강력한 중거리슛을 날렸다. 기성용의 발끝을 떠난 공은 제주의 골망을 흔들었다. 기성용은 카메라를 향해 하트를 날리며 기쁨을 표했다. 서울은 2만9536명의 관중 앞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시즌 첫 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뒤 기성용은 "아직 아쉬운 부분이 있다. 그래도 지난 경기보다 좋은 모습을 보인 것 같다. (인천과의) 홈 개막전에 많은 팬이 오셨었다. 그때 좋은 경기력으로 팬들이 경기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해야했다. 이번 경기를 준비하면서 '실망감을 드리지 말자'는 분위기가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은 지난 10일 홈에서 치른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당시 경기장엔 5만1670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기성용은 올 시즌 개막 세 경기 모두 선발로 나섰다. 1, 2라운드에선 각각 슈팅 1개를 시도하는 데 그쳤다. 제주전에선 슈팅을 두 차례 시도했고, 그 중 하나를 득점으로 연결했다. 이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다. 그 배경엔 딸의 '핀잔'이 있었다.

기성용은 "딸 아이에게 (세리머니)했다. 경기 끝나면 딸 애가 '언제 골을 넣느냐' 묻기도 한다. 지난 두 경기에선 승리하지 못해 핀잔을 들었다. 딸에게 세리머니를 할 수 있어서 기쁘다. 세 경기 만에 승점 3점을 가져온 것도 만족한다. 기회가 돼 이번처럼 전방에서 플레이를 하면 조금 더 많은 기회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슈팅) 맞는 순간 임팩트가 좋았던 것 같다. 훈련 때 중거리슛에 조금 더 노력을 했다. 이전보다 조금 더 공격적으로 올라왔기에 내게 기회가 왔다. 기회가 된다면 그런 부분을 살리고 싶다. 수비적으로 필요하면 뒤에서 서포트를 할 것이다. 경기마다 상대에 맞춰 잘 준비하면 중거리슛 기회도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서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변화의 폭이 컸다. 김기동 감독이 새롭게 지휘봉을 잡았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린가드를 영입했다. 그만큼 관심도 높아졌다. 하지만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성용은 "감독님 얼굴이 많이 늙으신 것 같다(웃음). 개막 두 경기를 하면서 주장으로서 죄송한 마음이 있었다. 조금 근심하는 모습이 보였다. 감독님은 포항 스틸러스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었다. 신뢰하고 있다. 감독님이 추구하는 경기력과 스타일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 경기, 한 경기 겸손하게 열정적으로 임하다보면 좋은 결과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 감독님과 소통을 많이 하고 있다. 감독님을 통해 더 많은 것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또 비난의 중심에 선 린가드에 대해선 "K리그 역사상 가장 좋은 커리어다. 린가드가 좀 긴 공백기를 가졌다. 옆에 있는 선수들이 도와줘야 한다. 감독님이 많이 도와주려고 하신다. 린가드 자기 자신이 보여줘야 하는 것은 맞지만, 무르익을 때까지는 기다려 주는 게 맞다. 날씨가 조금 더 따뜻해지고 팀이 경기장 안에서 여유가 생긴다면 좋은 모습이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감싸 안았다.

서울은 2주 간의 A매치 휴식기를 가진 후 31일 강원FC와의 대결을 통해 레이스를 재개한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