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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푼수끼 넘치는 'MZ쾌녀?'"…'효심이네' 남보라의 팔색조 매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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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그저 청순한 줄만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팔색조 매력의 소유자였다. 배우 남보라가 '효심이네 각자도생'에서 푼수끼 넘치는 캐릭터를 맛깔스럽게 소화해 냈다.

지난 17일 종영한 KBS2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조정선 극본, 김형일 연출)은 타고난 착한 성품과 따뜻한 공감능력으로 평생 가족에게 헌신했던 딸 효심이 자신을 힘들게 했던 가족에게서 벗어나 독립적인 삶을, 효심의 헌신과 희생에 기생했던 가족들은 각자의 주체적 삶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가족해방 드라마다.

9개월 간의 긴 여정을 마친 남보라는 "선배님들께서 워낙 현장 분위기를 여유롭게 이끌어주셔서 편하게 잘할 수 있었다. 이전 작품에서는 또래 배우들과 유쾌하고 좋은 추억을 많이 쌓았다면, 이번엔 선배님들께 인생 수업을 받았다. 윤미라 선생님이 '배우는 열심히 해야 한다. 미림(극 중 배역)아 너는 잘 될 거야'라고 든든하게 응원을 해주신 덕분에 불안한 마음이 줄어들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그동안 KBS 주말드라마는 '흥행 보증 수표'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효심이네 각자도생'은 시청률 20% 안팎을 오가며 끝내 30%대 벽을 넘지 못했다. 시청률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 묻자, 남보라는 "방송 초반에 아시안컵 대회 기간이랑 겹쳐서 결방됐던 점이 조금 아쉬웠다. 그래도 회가 거듭할수록 시청자 분들이 '잘 보고 있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셔서, 시청률에 크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최근 방영된 '나 혼자 산다'에서도 축구선수(조규성)가 출연하셨는데, 우리 드라마를 시청하고 계셔서 너무나 반가웠다"고 웃으며 말했다.

극 중 변호사 출신 연예인 지망생 정미림 역을 맡은 남보라는 "'변호사라는 좋은 직업을 내버려두고 왜 꿈을 찾아가려고 하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그래도 나는 미림이의 행동이 이해가 됐던 게 연예계 활동만 쭉 하다가 '사업'이라는 소박한 꿈을 한 번 실현해 본 적 있었다"며 "미림이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많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도 자신의 꿈을 억누르고 싶지 않았을 것 같다"고 전했다.

또한 그는 'MZ쾌녀' 답게 톡톡 튀는 활약상을 보여주기도 했다. 우울해하는 시어머니의 기분을 풀어주기 위해 배꼽티를 입고 제시의 '눈누난나' 댄스를 추는가 하면, 발연기로 오디션에 도전하는 모습도 유쾌하게 표현해 냈다.

이에 그는 "보통 오디션 현장에 가면 긴장돼서 나오는 목 조이는 소리가 있다. 그걸 어떻게 하면 더 과장되고 재밌게 표현할 수 있을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오디션 장에서는 긴장감이 1 정도였다면, 미림이 톤은 한 20으로 올려서 연기를 했다. 연기를 조금만 자연스럽게 해도 감독님이 바로 NG라고 하시더라(웃음). 그래서 목 조이는 목소리라던지, 과장스럽게 톤을 올리다가 과호흡을 한다던지, 나만의 발연기 스킬들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는 조심스러운 성격을 가진 만큼, 미림을 연기하면서 통쾌함을 많이 느꼈다고 덧붙였다. 남보라는 "하고 싶은 말을 다 했을 때 오는 쾌감이 있더라. 실제로는 주저주저하는 성격이고 '상대방이 기분 나빠하면 어쩌지'란 생각에 시원시원하게 말을 잘 못하는 편인데, 미림이가 됐을 땐 시어머니 앞에서도 할 말 다 하고 자기주장을 꼿꼿하게 내세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편 8남 5녀 중 장녀인 남보라는 가족들과 함께 방송에 출연하며 'K-장녀'를 대표하는 상징이 됐다. 그는 "가족이 많은 만큼, 어렸을 땐 힘든 점도 있었다. 그런데 시간이 점점 흐르고 아이들이 크고 나서는 그것만큼 든든한 게 없더라. 한 명 한 명 다 생각해 보면 너무나 소중한 동생들이다. 또 각자 제 몫을 다 해주고 있어서 부담감이 없고, 오히려 내 옆에서 울타리가 되어주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며 "장녀로 태어나서 (동생들을) 잘 챙겨줘야 한다는 의무감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동생들이 조그만 거 하나하나까지 다 기억을 해주더라. 나의 노력과 진심을 알아줘서 고마웠다"고 전했다.

특히 일곱째 동생인 남세빈은 언니 따라 배우로 활동 중인 사실이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남보라는 "동생한테 '이 시기에는 이렇게 하는 게 좋아'라고 조언을 해주는데, 몇 년째 듣지를 않더라(웃음). 그 순간 내가 해야 할 역할은 조언이 아니라,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간 힘들면 나한테 고민 상담하러 오겠지'라는 마음으로 내버려두고 있다"며 "동생이 열심히 하는 모습을 많이 봐왔기 때문에 나보다 더 잘 될 거라는 믿음이 있다. 먼저 '배우'라는 직업을 경험해 보니까 좋은 점이 더 많더라. 동생도 나처럼 좋은 기억을 많이 쌓아갔으면 좋겠다"고 애정 어린 마음을 드러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