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브라힘 디아즈가 모로코 국가대표로 뛰기로 결정한 데에는 스페인 축구협회의 무관심이 있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시오 로마노 기자를 비롯해 복수 매체는 11일(이하 한국시각) "디아즈는 스페인이 아닌 모로코를 위해서 뛰겠다는 결정을 모로코 축구협회에 전달했다. 관련된 모든 당사자가 이를 공식화할 것이다"고 보도했다.
1999년생의 디아즈는 어릴 적 말라가와 맨체스터 시티에서 성장하면서 뛰어난 잠재력을 인정받았다. 이에 레알 마드리드는 2019~2020시즌 도중에 디아즈를 영입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가 즐비한 레알에서 디아즈 같은 유망주가 뛸 자리는 없었다.이에 3시즌 연속 AC밀란으로 임대를 다녀왔다. AC밀란에서 꾸준하게 성장한 디아즈는 이번 시즌부터 레알로 돌아와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해주고 있다. 2선 전지역에서 뛸 수 있고, 때에 따라선 중앙 미드필더로도 역할을 해줄 수 있는 디아즈의 다재다능함은 레알에 꼭 필요한 요소였다. 이번 시즌 기록은 32경기 8골 4도움이다. 디아즈가 주로 교체로 나왔다는 걸 감안하면 뛰어난 스텟이다.
디아즈는 스페인 내에서도 많은 기대를 받았던 유망주였다. 스페인 U-17 대표팀부터 U-19, U-21 대표팀에서 꾸준히 부름을 받으면서 잘 성장해줬다. 2021년 6월에는 꿈에 그리던 스페인 국가대표팀에도 소집됐다. 그러나 2021년 11월 이후로 디아즈는 스페인 국가대표팀의 연락을 받지 못했다.
이후 국가대표팀과 연을 맺지 못했던 디아즈는 이중국적 자격으로 앞으로 모로코에서 뛰기로 결정을 내린 것이다. 레알에서 뛰는 스페인 선수가 스페인 국가대표로서의 커리어를 포기하고, 모로코 유니폼을 입고 뛰기로 결정을 내리자 스페인 전역이 충격에 빠진 모양이다.스페인 렐레보는 12일 '콜롬비아와 브라질과의 3월 친선경기에서 루이스 데 라 푸엔테 스페인 감독의 명단에 디아즈가 있길 기대했던 스페인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비공식적인 발표와 함께 스페인 축구의 모든 부분을 뒤흔들었다'고 보도했다.
디아즈가 스페인을 버렸다고 보기엔 어려운 상황이다. 모로코는 몇 년 전부터 디아즈를 설득하기 위해서 노력해왔다. 선수가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인데도 스페인 축구협회나 대표팀에서는 전혀 움직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렐레보는 '선수는 한쪽에서는 애정을 받았지만 반대편에서는 무관심을 느꼈다. 모로코는 수년 동안 디아즈를 설득하려고 노력해왔다. 반면 스페인은 2021년 11월에 연락한 뒤에 단 한번도 디아즈한테 연락하지 않았다. 찾아가지도 않았고, 전화도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왓츠앱(WhatsApp)으로도 연락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디아즈의 우선순위는 언제나 스페인이었다. 국적을 바꿔서 선수 생활을 한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페인에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자 모로코를 선택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