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은 남인철 이비인후과 교수가 최근 세계 최초 동종 성체줄기세포 기반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trachea)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했다고 12일 밝혔다.
앞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김성원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8월 세계 최초로 타인의 성체줄기세포를 기반으로 한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용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trachea)을 이식(수술)한 후 6개월의 추적 관찰 결과 성공적인 생착을 확인했다고 알린 바 있다.
남인철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교수는 이 연구의 공동연구원으로 연구를 함께해 왔고, 이번 이식 수술을 집도했다.
약 20년간 수행된 이번 연구는 성체줄기세포 기반 환자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기관을 실제 임상에 적용하는 임상 실용화 연구로, 세계 최초의 연구 개발이자 임상시험으로 그 의미가 크다.
연구팀은 서울대교구 가톨릭세포치료사업단 서울성모병원 바이오의약품 GMP 세포생산실의 엄격한 바이오의약품 품질관리 공정을 통해 실제 성체 줄기세포·연골세포를 바이오 프린팅해 3차원 맞춤형 인공 기관을 제작한 뒤 이를 난치성 기관 결손 환자에게 이식해 치료를 진행했다.
호흡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기관(trachea)은 기도의 제일 윗부분으로 목에서 흉부까지 연결된 튜브 형태의 구조물로 공기의 유입과 유출이 이루어지고 기관지 속 분비물을 배출하는 통로가 되기도 하고, 갑상선암을 비롯한 두경부암, 선천적 기형, 외상 등으로 인해 좁아지거나 손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 중환자실 치료를 위한 기관 삽관술과 절개술을 받은 환자는 기관 협착이 잘 발생하며, 두경부암 수술 과정에서 같이 제거돼 기관의 결손이 발생하기도 한다.
기존의 치료 방법은 수술이 복잡하고 위험할 뿐 아니라 이전 상태로 기관을 완벽히 복원할 수 없어, 기관 골격 구조 재건과 동시에 기관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재건 방법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체 치료제가 없는 난치성 질환이다. 이에 연구팀은 살아있는 세포를 실제 장기·조직의 구조와 유사하게 세포 프린팅 함으로써 활성화된 이식용 장기와 조직을 만드는 3D 바이오프린팅 방법으로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환자 이식용 인공 기관을 제작해 환자에게 이식했다. 이는 생체고분자를 이용해 외형이 유사한 인체 장기 모사체를 만들어 수술 시뮬레이션을 하거나, 의치나 보청기 등의 보장구의 외형을 제작하고 인체 이식용 의료기기를 제작하는 기존의 3D 프린팅과는 다른 기술이다.
특히 이번 연구에서는 코막힘 증상의 치료를 위해 다빈도로 시행되는 '코 하비갑개 수술' 과정에서 폐기되는 인체 조직을 재활용해 새로운 기능성 성체줄기세포 공급원으로 사용했고, 초자연골 재생을 위한 연골세포 역시 코중격 수술 과정에서 폐기되는 인체 연골조직으로부터 분리 배양해 사용했다.
김성원 교수는 "이번 이식의 성공은 살아있는 타인의 성체줄기세포를 실제 3D 세포 프린팅하는 바이오프린팅 정밀공학기술을 적용해 개발된 세계 최초의 인공 인체 장기 이식의 임상시험 성공 사례"라고 평가하고 "환자 맞춤형 3D 바이오프린팅 인공 장기 이식 실용화 기술 발전에 토대를 이루며 향후 추가로 진행될 각종 난치성 질환에 대한 첨단바이오의약품의 개발 과정에서도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인철 교수는 "지난 10년간 연구에 참여하며 수많은 실험을 통해 쌓은 노하우로 세계 최초 동종 성체줄기세포 기반 인공기관 이식수술을 성공적으로 집도할 수 있었다. 어렵고 힘든 연구를 실제 임상에 적용해 성공적인 끝맺음을 할 수 있어 개인적으로 기쁘고 영광스럽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대표적 난치 질환인 기도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의 희망을 드릴 수 있게 돼 무엇보다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첨단재생의료 임상연구는 2003년부터 시작한 사람 신경능 유래 코 줄기세포의 분리·배양 및 분화능 등의 특성 연구를 기반으로 한 각종 인체 조직 재생 연구에서 발전됐다. 연구팀이 진행했던 '호흡기도(기관, Trachea) 재생을 위한 환자 맞춤형 바이오프린팅 기관 실용화 임상연구'는 2004년 사람 코에서 유래한 성체줄기세포와 연골세포를 기반으로 한 3D 바이오프린팅 연구의 형태로 가톨릭대와 포스텍 연구진의 공동연구로 시작됐으며, 2005년 포스텍-가톨릭대 의생명공학연구원이 설립되면서 해당 분야의 연구가 활성화됐다.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