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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오늘부터..." 커리어하이→최악부진→이젠 도전자...1루 경쟁 뛰어든 28세 거포의 출사표[창원 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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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당장 오늘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랜만에 1군 선수단에 돌아온 KIA 타이거즈 1루수 황대인(28). 긴장과 설렘 속에서도 각오는 다부진 모습이었다.

KIA 이범호 감독은 시범경기를 앞두고 선수단에 변화를 줬다. 그동안 이우성과 1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온 변우혁을 퓨처스(2군)팀으로 이동시키고, 스프링캠프 기간 줄곧 퓨처스팀에 머물렀던 황대인을 불렀다. 이 감독은 "현시점에서 수비 문제가 없다면 (1루 경쟁에선) 이우성이 앞선 게 사실"이라면서도 "이우성이 그동안 1루수로 뛰지 않았던 선수고, 시범경기에서 어떤 플레이가 형성되는지를 체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황대인을 두고는 "1루에서 많은 경기를 해봤고, 이번 퓨처스 캠프 내용이 좋았다. 그 모습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 있다"며 "1루수는 공격력이 뛰어나면 좋지만, 수비적인 면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 그런 관점에서 체크를 하고 간다면 이우성은 수비, 황대인은 공격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9일 창원에서 만난 황대인은 "오랜만에 1군에 오니 긴장되고 설레기도 한다. 좋은 설렘인 것 같다"며 "어느 때보다 준비를 잘한 것 같다"고 미소 지었다. 퓨처스팀에서의 준비 과정을 두고는 "손승락 (퓨처스) 감독님은 항상 '100%'를 주문하신다. 쉬는 시간을 많이 주겠지만 그라운드에선 무조건 100%로 하라고 하셨다. 웨이트 훈련 등 체계적으로 관리를 받았다. 괜히 '승락스쿨'이라 불린 게 아닌 것 같다"며 "어린 선수들도 모두 열심히 하더라. 힘들지만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을 하다 보니 나도 융화된 면이 있었다"고 돌아봤다.

황대인은 2022시즌 풀타임 주전 1루수로 활약하며 129경기 타율 2할5푼6리(476타수 122안타) 14홈런 91타점의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지난해 60경기 타율 2할1푼3리(174타수 37안타)에 그쳤다. 시즌 초반 극도의 부진 속에 1루 주전 자리를 내려놓을 수밖에 없었다.

황대인은 "정립을 못하다 보니 계속 변화를 시도했다. 계속 바꾸면서 자신감이 떨어지더라"며 "퓨처스팀에서 최희섭 코치님과 기술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많이 이야기를 했다. 한창 좋았을 때 코치님께 많이 물어보곤 했는데, 자신감을 많이 얻었다"고 밝혔다. 그는 "결국 원래 폼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 같다. 가장 좋았던 시절과 비교하면 아직은 50% 정도다. 시범경기에서 채워가면서 100%를 만드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이젠 주전이 아닌 도전자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시즌, 시범경기 첫날에도 황대인의 자리는 선발이 아닌 벤치였다. 그럼에도 눈빛엔 실망하거나 처진 기색은 보이지 않았다. 황대인은 "원래부터 주전은 아니었다. 5번째 1루수였던 적도 있다. 경쟁은 프로라면 당연히 이겨내야 한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최선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며 "뛰고 싶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더 열심히 하고, 잘 해야 한다. 당장 오늘부터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백년가약을 맺은 새신랑이기도 한 그는 "가족이 생기다 보니 더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며 올 시즌 활약에 대한 의지를 숨기지 않았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