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2023시즌 KBO리그 후반기 최고 투수였다. 평균자책점 2.05, 뷰캐넌(전 삼성) 쿠에바스(KT) 후라도(키움) 윌커슨(롯데) 페디(NC) 등 각 팀 에이스들을 모두 제쳤다.
그 주인공은 롯데 자이언츠의 반즈다. 14경기에 등판, 87⅔이닝을 책임졌다. 6승4패의 승패는 조금 아쉽지만, 이닝도 페디(90⅔이닝)에 이어 전체 2위였다. 최근 2년간의 총 이닝을 살펴보면,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라는 고영표(357이닝)에 불과 ⅓이닝 뒤진 356⅔이닝으로 역시 전체 2위다.
한국 생활 2년차였던 지난해 전반기와 후반기의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4월(평균자책점 7.58) 6월(4.38)에 고전하며 전반기 평균자책점은 4.57에 그쳤다.
후반기 들어 윌커슨이 오면서 선발진이 안정되자 반즈도 힘을 받았다. '에이스라기엔 압도감이 부족하다'던 평가도 보기좋게 뒤집었다. 후반기 탈삼진 75개로 페디(100개) 윌커슨(81개) 쿠에바스(77개)에 이어 전체 4위다.
직구와 슬라이더의 구위가 나날이 위력을 더해가고 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이 새로 부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요청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반즈와 윌커슨의 재계약이었다.
하지만 31일 괌으로 떠나는 롯데 스프링캠프 명단에 반즈는 빠졌다. 선발투수는 윌커슨을 비롯해 박세웅 나균안 한현희 이인복까지 반즈와 부상중인 심재민을 제외한 모두가 포함됐다. 그외 김상수 구승민 김원중 최준용 등 필승조, 박진형 김도규 최이준 우강훈 이민석 등 부상 복귀자와 군 전역자 등도 눈에 띈다. 신인 중에는 전미르가 유일하게 포함됐다.
반즈가 빠진 이유는 뭘까. 올해초 얻은 아들 베컴의 육아 때문이다.
구단에 따르면 반즈는 고국에서 몸을 만든 뒤 2월중 한국으로 들어와 몸상태를 점검하고, 3월부터 시범경기에 출전할 예정이다. 3년째 함께 하는 에이스에 대한 신뢰, 그리고 둘째를 얻은 선수에 대한 배려가 엿보이는 선택이다.
반즈는 지난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나 일본리그 도전을 고민했지만, 롯데와의 의리를 지켰다. 총액 135만 달러(보장 120만, 인센티브 15만)에 도장을 찍고 올해도 윌커슨과 함꼐 원투펀치를 이룬다.
앞서 6년 연속 가을야구 실패의 좌절을 겪었던 롯데는 윌커슨-반즈-박세웅-나균안으로 이어지는 안정된 선발진으로 새 시즌을 준비중이다.
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