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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왜 보냐는 질문 나오는데"…평범함 거부한 '줄넘기 슬릭백', 男배구 미래 고민의 흔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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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저 잘 추지 않았나요?"

신영석(38·한국전력)은 27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올스타전에서 MVP와 세리머니상을 모두 수상했다.

4년 연속 팬투표 1위를 차지한 신영석은 "나이에 맞는 퍼포먼스를 준비했는데 춤보다는 멋있는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영석은 깜짝 춤 실력으로 자신의 말을 지켰다. 1세트 3-2에서 득점에 성공하자 숨겨둔 줄넘기를 가지고 나왔다. 줄넘기를 하면서 최근 유행하는 '슬릭백'을 췄다. 관중석에서 감탄사가 나올 정도로 수준급 실력이었다.

초반 기선 제압에 성공한 신영석은 결국 세리머니상까지 품었다. 압도적인 표차. 19표를 받으며 2위 바야르사이한(OK금융그룹·6표)를 제쳤다. 동시에 서브 1득점 포함 4득점을 하면서 MVP까지 차지했다.

신영석은 "먼저 생각하지도 못했다. 당연히 레오가 (MVP를) 받을 줄 알아서 축하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많은 상을 받았지만, 올스타 MVP는 처음이다. 팬들께 감사드린다. 이 힘을 받아서 봄배구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세리머니에는 고민의 흔적이 가득했다. 신영석은 "팬들을 위해 준비를 어떻게 해볼까 하고 올스타 브레이크 때 고민을 했다. 많은 분들이 '이렇게 하면 어떻겠냐'라고 부탁을 했는데, 마침 슬릭백을 하면 어떨까 하는 제안이 있었다. 어제(26일) 한 시간 정도 연습을 했는데, 나에게 이런 재능이 있는 줄 몰랐다"고 웃었다.

춤실력은 스스로도 놀란 정도. 신영석은 재차 "잘 추지 않았나"라고 물으며 "나도 놀랐다"고 말했다.

개막을 앞두고 남자 배구는 국제대회 참패로 흥행 빨간불이라는 이야기가 나왔다. '배구를 왜 봐야하나'는 물음도 나오기도 했다. 신영석은 "이번에 어린 선수들이 많이 뽑혀서 많은 끼를 보여줬다. 대표팀 결과로 팬들께서 많은 실망을 하셨다. 배구를 왜 봐야하는 지에 대한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 배구를 이끌어갈 선수라고 본다"라며 "(남자배구가) 밑바닥까지 떨어졌다고 본다. 어린 선수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또 어린 선수들이 올림픽에 나갈 수 있는 꿈을 이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신영석은 이어 "김지한 선수가 준비를 새벽 두 시까지 하더라. 시끄러웠지만, 팬분을 위해서 하는 것이니 팬들께서 알아주셨으면 한다"라며 "세리머니상을 받을 줄 몰랐는데 보여드린 걸 좋아해주셔서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세리머니상에게는 100만원, MVP에게는 3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신영석은 400만원 상금을 모두 품게 됐다. 신영석은 "홈경기 때 커피차를 부르든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라며 "올해 블로킹 기록도 달성했는데 물질적으로 꼭 돌려드리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한국전력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앞두고 5위(13승11패 승점 37점)를 기록하고 있다. 4위 OK금융그룹(14승10패 승점 39점)과는 승점 2점 차. 신영석은 "개인적으로는 너무 재미있는 상황이 됐다. 박진감 넘치는 5라운드가 될 거 같다 .선수들은 많이 스트레스를 받을 테지만 즐거울 거 같다. 여자배구가 인기가 남자보다 좋다. 남자부가 밀리는 건 사실이지만, 남자부도 노력해서 재밌다는 걸 느끼고 멋있는 모습 보이고 싶다. 한국전력은 무조건 봄배구 갈거다"라고 포부를 밝혔다.인천=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