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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전반기 결산③] 한 시즌 농사 좌우하는 외국인 선수, 누가 잘하고 못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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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팀들의 운명을 짊어진 외국인 선수들, 누가 잘하고 누가 못했나.

스포츠조선의 도드람 2023~2024 V리그 전반기 결산, 이번엔 외국인 선수 차례다.

V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들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남-녀 관계 없이 모든 포지션들이 공격을 주도하는 아포짓 스파이커 자리에 외국인 선수들을 배치한다. 이 선수들이 얼마나 많이 때려주고, 얼마나 많은 득점을 해주느냐에 따라 한 시즌 농사가 좌우된다.

전반기에는 어느 팀이 외국인 선수 때문에 울고, 웃었을까.

먼저 남자부. 시즌 초반부터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삼성화재 요스바니였다. 압도적인 공격력으로 삼성화재 돌풍을 이끌었다. 전반기 개인 총득점 713점으로 1위. 2위 KB손해보험 비예나가 624득점인 걸 감안하면 압도적이다.

요스바니 활약 속에 삼성화재는 하위권 평가를 뒤집고 선두 싸움을 벌였다. 하지만 최근 요스바니의 힘이 조금씩 떨어지며 삼성화재도 기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전반기 그의 활약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요스바니가 주춤할 즈음, 신진 세력들이 올라오기 시작했다. 먼저 OK금융그룹의 '베테랑' 레오다. 시즌 초반에는 파워에서 다른 젊은 선수들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반기 막판 다재다능한 공격 능력을 뽐내며 폼을 끌어올렸다. 레오에 대한 '몰빵 배구'를 지양하던 오기노 감독은, 팀 성적이 떨어지자 레오에 대한 의존도를 올렸는데 전략이 성공하며 파죽의 6연승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리그 4연패에 도전하는 대한항공은 링컨의 부상이라는 난기류를 만났다.

토미 틸리카이넨 감독은 토종 아포짓 임동혁에 무한 신뢰를 보냈지만, 팀 성적은 계속 떨어졌다. 대한항공은 어쩔 수 없이 임시 대체 선수로 무라드를 영입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자신들의 배구 스타일과 맞지 않는다며 무라드 투입에 난색을 표했었다. 하지만 임동혁이 주춤하는 사이 기회를 잡은 무라드가 반전 드라마를 쓰고 있다. 지난 12일 현대캐피탈전 52득점으로 '대폭발'했다. 선수 우리카드가 5연패로 주춤하는 사이, 대한항공은 무라드와 함께 전반기 마지막 2경기를 다 잡으며 선두 경쟁에 불을 붙였다. 현 상황이라면 링컨이 회복한다 해도, 무라드에 자리를 내줄 위기다.

여자부는 남자급 파워를 자랑하는 GS칼텍스 실바가 가장 눈에 띄었다.

하지만 팀 성적이 3위라 아쉽다. 선두 현대건설, 2위 흥국생명은 오히려 외국인 선수 덕을 크게 보지 못하는 중이다. 현대건설 모마는 총 득점 5위에 그치고 있다. 흥국생명 옐레나는 태업성 플레이로 이미 퇴출을 당했다. 하지만 두 팀은 양효진(현대건설) 김연경(흥국생명)이라는 외국인 선수급 에이스들이 버티고 있기에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다.

후반기 관전 포인트는 우승후보 흥국생명이 옐레나 대신 영입한 윌로우로 반전을 만들 수 있을지 여부다.

윌로우는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 강속구 좌완 투수 랜디 존슨의 딸로 화제가 됐다. 윌로우가 김연경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면,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의 후반기 선두 경쟁도 한층 더 흥미로워질 수 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