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홈팀 선수가 홈구장에서 야유를 받는 상황이 경기 내내 이어졌다. 고양 소노의 치나누 오누아쿠가 안양 정관장 팬들로부터 지속적인 야유를 받았다.
고양 소노와 안양 정관장의 경기가 열린 17일 고양체육관. 원정 응원을 온 안양 팬들의 기세가 무서웠다. 정관장 벤치 뒤쪽 관중석을 꽉 채운 안양 팬들이 12번이 적힌 빨간색 클래퍼를 들고 일제히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다.
소노 오누아쿠가 공을 잡을 때마다 야유는 반복됐다. 특히 오누아쿠가 자유투를 시도할 때 안양 팬들의 야유는 극에 달했다.
지난달 28일 바로 이 고양체육관에서 정관장의 필리핀 선수 렌즈 아반도가 크게 다쳤다. 리바운드를 하기 위해 골대를 향해 점프한 아반도를 오누아쿠가 뒤에서 팔로 밀었다. 중심을 잃고 바닥에 떨어진 아반도는 허리뼈 두 곳이 부러지고 손목 인대 염좌, 뇌진탕 등 전치 4주의 중상을 당했다.
이후 오누아쿠에 대한 '솜방망이 징계', '진정 어린 사과' 논란과 함께 아반도 측이 민사소송을 검토한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며 팬들은 더 분노했다.
안양 팬들은 연초부터 KBL 사옥 앞에서 트럭시위를 진행하며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7일 잠실 SK전에서는 'Half Filipino, Half amazing. Always with you 12' '절반은 필리핀 사람, 절반은 놀라운 사람. 항상 당신과 함께하겠다'는 문구가 적힌 클래프를 펼쳐 보이며 아번도의 쾌유를 기원하는 응원을 시작했다.
아반도의 부상 이후 20여 일 만에 처음 만난 양 팀. 전의를 불태운 정관장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작심한 안양 팬들도 모든 화력을 오누아쿠를 향해 퍼붓는 모습이었다.
오누아쿠는 아반도에게 사과할 타이밍을 이미 놓친 상태다. 안양 팬들의 분노를 가라앉히는 방법은 아반도의 빠른 쾌유뿐인 듯하다.
다음번 두 팀의 대결은 3월 3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다. 그 전에 아반도가 건강한 모습으로 코트에 복귀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