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배우 권오중이 자신의 경험담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17일 방송한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에 출연한 권오중은 이날 지적 장애 3급 진단을 받은 서유선의 이야기를 본 후 "(지적 장애를 가진 아들의 아빠로서) 하나의 팁을 주자면, 유선이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공감 형성이 될 수 있는 장소를 찾아야 한다. 그래야 친정엄마의 마음도 편해질 것"이라는 조언을 건넸다.
그는 "아들이 전 세계에서 열몇 명밖에 없는 극 희귀 질환을 앓고 있어, 배우보다는 아빠와 남편으로 충실하게 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버지로서 '고딩엄빠'를 보는 시선 또한 남다르겠다"는 서장훈의 질문에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침했다. "본의 아니게 엄마와 아빠가 됐겠지만, 오랜 시간 소중하게 꾸려도 힘든 게 가정인데…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쓴소리 버튼'을 가동했다.
이날 서유선의 엄마는 "(서유선이) 어린 시절 어린이집 '학대 사건' 이후 함구증을 앓았다"고 밝힌 뒤, "이후로 괜찮아진 줄 알았지만, 학창 시절에도 또래 아이들의 '빵셔틀' 역할을 하며 학교 폭력을 당했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이에 권오중은 "나의 아들도 학폭을 오랜 시간 당했다"고 담담히 털어놓으며 "가해자의 인생도 좋지는 않겠지만, 당한 아이는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린다. (아들이) 졸업 후 7~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당시 폭력을 당했던 상처를 보여주며 속상한 마음을 표현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는 '청소년 엄마' 서유선이 19세에 아이를 낳게 된 사연과, 현재 친정엄마와 심각한 갈등을 빚고 있는 상황이 그려졌다. 특히 서유선의 친정엄마 이화연 씨는 스튜디오에 직접 출연해, "(방황하는) 딸을 마지막으로 붙잡고 싶어서 나오게 됐다"고 밝힌 뒤, 제작진의 도움으로 딸과 심리 상담 치료에도 나서는 등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을 쏟았다. 이날 방송은 2.6%(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2부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서유선-이화연 모녀를 향한 시청자들의 따뜻한 관심을 반영했다.
먼저 서유선이 19세에 엄마가 된 사연이 재연드라마로 펼쳐졌다. 어린 시절 어린이집 학대 사건으로 인해 함구증을 앓게 된 서유선은 학창 시절에도 '학폭'으로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고3 때에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생업에 뛰어들었다. 이후 아르바이트를 하며 자취 생활을 하다가 '오픈 채팅'을 통해 한 남자를 만난 뒤 동거를 시작했다. 그러나 서유선은 "얼마 지나지 않아 남자친구가 주취 폭행을 일삼았고, 뒤늦게 임신 사실을 알게 돼 출산을 고민했는데 남자친구가 '아이를 책임지겠다'고 엄마 앞에서 약속해 혼인신고를 했다. 그러나 한 달 뒤쯤 결국 남편의 막말을 견디지 못해 이혼했다"고 털어놨다. 친정집으로 돌아온 서유선은 "나중에 전 남편이 내 명의를 도용해 대포 통장을 만들었다는 사실을 경찰을 통해 들었다"고도 해, 박미선-인교진-서장훈 등 스튜디오 출연진 모두를 경악케 했다.
삶의 의욕을 상실한 서유선은 엄마에게 반항하다가, 만삭의 상황에서 새 남자친구를 사귀었다. 이를 목격한 친정엄마는 곧장 남자친구에게 "뱃속 아이를 책임질 수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남자친구는 서유선과 헤어졌고, 서유선은 "엄마가 뭔데 내 인생에 참견이냐"며 원망했다. 답답한 친정엄마는 "제발 정신 좀 차려"라면서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재연드라마가 끝이 나자, 서유선과 친정엄마 이화연 씨가 스튜디오에 함께 등장했다. 이화연 씨는 "딸의 함구증이 완전히 치료되지 않아 긴장한 상태에서는 답을 잘 못하는 편"이라고 설명한 뒤, "딸 때문에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 이대로라면 내가 먼저 딸을 포기할 것 같다"고 밝혔다. 뒤이어 모녀의 일상이 공개됐다.
이화연 씨는 아침 일찍 출근을 준비하며 서유선의 딸이자 손녀인 하영이를 '독박 육아'했다. 하지만 서유선은 이불에서 꼼짝 않은 채 휴대폰만 바라봤다. 그런 딸을 속상한 눈빛으로 보던 이화연 씨는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딸이 지적 장애 3급 진단을 받은 뒤, 지속적인 학폭과 우울증을 앓아왔다. 그래서 강하게 이야기하지는 못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친정엄마의 출근 후, 딸과 단둘이 남은 서유선은 간단한 집안일을 하면서 아이를 돌봤다. 그런데 하영이는 또래보다 훨씬 체구가 작았고 걸어 다니지도 못해 의아함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생후 3일 만에 '단장 증후군' 판정을 받아 영양분 흡수를 제대로 못해, 16개월이 됐는데도 100일 된 아이 수준의 발육 상태였던 것. 또한 엄마와 소통을 거의 하지 않으니, 언어 발달 수준도 매우 뒤떨어져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그럼에도 서유선은 딸을 돌보기보다는 '오픈 채팅'에 빠졌다. 퇴근한 친정엄마는 딸에게 잔소리를 쏟아냈지만, 서유선은 입을 닫았다. 그러다 밤 11시가 되자, 서유선은 친정엄마에게 외출을 통보한 뒤 친구를 만나러 갔다.
이 자리에서 서유선은 현재 '오픈 채팅'으로 '썸'을 타는 남자를 언급하며 수다 삼매경에 빠졌다. 또한 자신을 자꾸만 억누르려고 하는 엄마를 향한 불만도 토로했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귀가한 서유선은 친정엄마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친정엄마는 "예전에 만취 상태로 경찰에게 끌려온 후, 금주하라고 하지 않았냐"며 속상해했다. 나아가 친정엄마는 서유선이 허락 없이 받은 '인터넷 대출'을 비롯해, 아이 아빠가 보낸 양육비를 모두 써버린 것을 언급하며 타일렀지만, 서유선은 침묵을 지켰다.
싸늘한 분위기 속, 두 사람은 제작진의 권유로 전문의를 찾아가 상담을 받았다. 검사 결과, 서유선은 매우 심한 우울과 불안 증상을 보이고 있었고, 이화연 씨도 스트레스 지수가 극에 달한 상태였다. 두 사람 모두 치료가 시급하다는 진단을 받은 가운데, 서유선은 "지금 이 순간, 가장 힘든 점이 무엇이냐"는 전문의의 질문에도 입을 열지 않았다. 집으로 돌아온 두 사람은 다시 한번 대화를 나눴다. 여기서 친정엄마는 "부담 갖지 말고 뭐든 이야기해 보라"고 따뜻하게 말했고, 서유선은 "혼자 속으로 삭이다 보니, 뭐가 힘든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화연 씨는 그런 딸의 손을 꼭 잡아줬다. 이후 서유선은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엄마에게 미안하고, 다시는 실망시키기 싫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