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경성크리처' 강은경 작가와 정동윤 감독이 배우들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정동윤 감독과 강은경 작가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경성크리처'(강은경 극본, 정동윤 연출)의 인터뷰에 임했다.
강은경 작가는 일제강점기를 배경으로 하는 '경성크리처'를 만든 데 대해 "오래 전부터 차곡차곡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정확히 얘기하면 상황적인 것에 막힌 것도 있다. 하겠다는 배우도 없었고, 일본 한류가 시작되면서 우리나라 드라마에 일제강점기 드라마가 사라졌다. 그 이유 중의 하나는 많이 들어가는 제작비, 좋은 배우가 들어가줘야 하는데 한류라는 큰 물결이 생기면서 쉽게 결정되기 어렵겠지. 시도를 안한 것은 아니지만, 했었는데 잘 되지 않다가 정동윤 감독님과 제가 만나면서 시대극에 관심을 갖는 젊은 감독님을 만난 거다. 이 젊은 감독님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경성은 어떨까. 단순히 그 시대는 슬펐고 암울했고 힘들었다는 주장을 가지고는 안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감독님과 이 시대를 상징할 수 있는 것이 뭐냐. 크리처다. 그 안으로 들어가자 해서 차곡차곡 쌓았던 생체실험이나 이야기를 접목시키자고 해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강 작가는 "반응들을 보니 제목이 '경성크리처'다 보니 좀 더 장르적인 부분에 대한 기대를 하셨던 것 같더라. 제가 놓친 것이 그것 같다. 저는 쓰면서 시대물에 더 집중했던 것 같다. 하소연하듯이 쓰고 싶지 않았다. 버텨낸 사람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 버텨낸 사람들이 가졌던 키워드 중에 두 가지를 꼽았다. 생존과 실종이었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그 시대에 사라졌더라. 자료를 찾아보면 동창회에 갔던 아들이 사라지기도 했었다. 계속 쌓였던 듯하다"고 말했다.
정동윤 감독도 "저도 이야기를 준비하면서 많이 나오는 제목만 보고는 이렇게 생각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주인공들이 괴물에 맞서 싸우는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겠다고 했는데 작가님과 이야기를 하던 중에 모성애 코드가 들어간 괴물, 크리처 이야기를 하게 됐고 나름의 또 다른 주인공일 수 있는 희생된 코드를 가진 크리처를 이야기를 만들어내게 됐다. 오히려 그 점이 조금 더 묘하게 끌렸던 것 같았다. 관점의 차이일 수 있지만, 저희에게 엄청 괴물과 맞서 싸우는 모험심의 이야기를 한다면 그 시대를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저도 '암살'이나 '밀정'을 보고 자란 세대라 1945년이 우리나라에 큰 의미를 가진 년도다. 슬프기도 하고. 글로벌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알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런 의미에서 크리처에 접근했다. 성심이란 인물, 채옥(한소희)의 어머니가 괴물로 변했기에 어느 정도의 무서움을 줄지, 얼굴에서 표현할지 디테일에 신경을 썼지, 이 괴물이 일반 크리처물처럼 다 죽이고 다니거나 이런 것에 대해서는 조금은 담백하게 다가가려고 했던 것 같다. 거기에 있아서 시청자 분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은 있는 것 같다. 본질에서 벗어나지 않으려고 노력한 것 같다"고 했다.
강은경 작가의 말처럼 한류열풍의 중심에 섰던 배우들이 선택하기 어려웠던 작품일 터. 이 가운데 '이태원 클라쓰'로 인기를 끌고 있던 박서준과 한류의 중심인 한소희가 '경성크리처'를 선택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강 작가는 "저는 솔직히 배우들이 할까 싶었다. 근데 (박)서준은 시놉시스 단계에서 그린라이트가 왔다. '진짜 한대?' 하고 물어봤다. 엄청나게 일본에서 인기가 있는데도 하겠다는 것인가 싶었다. 박서준 배우를 처음 만나고 물어봤다. 이 작품을 하는데 챌린지(도전)가 있지 않냐고 했더니 '그냥 작품이 좋으니까 하는거예요' 해서 너무 쿨하게 말해서 이런 질문을 한 제가 민망했다. (한)소희 배우는 '한류 배우니까, 이런 걸 우리가 해야 하지 않아요?'하더라. 어쩌면 그런 생각도 했다. 이 친구들의 결정이 다치지 않으면 좋겠다. 제가 돌아보면 이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돼서 이끌고 가게 되는 측면이 있는데 최대한 다치지 않고, 잘 보여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경성크리처'는 시대의 어둠이 가장 짙었던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 시즌1의 파트1과 피트2가 공개되며 약 3주간 시청자들의 환호를 받은 가운데, 시즌2의 공개 역시 앞두고 있어 기대를 모은다. '경성크리처' 시즌1은 공개 3일 만에 국내 1위를 비롯해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비영어) 부문 3위에 올라섰고 브라질, 일본, 싱가포르, 프랑스, 호주 등 전 세계 69개국 TOP 10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며 뜨거운 반응을 불러 모았으며 외신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시즌1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괴물보다 더 괴물 같은 인간 군상을 다채롭게 펼쳐냈다면, 시즌2는 2024년 서울로 배경을 옮겨온다. 시즌1 마지막 화의 쿠키 영상 속 '호재야'라는 부름에 뒤돌아본 이는 금옥당의 대주 장태상과 똑같은 얼굴을 가졌다. 그의 목 뒤에는 세로로 이어진 흉터가 있어 어떤 사연을 가진 건지, 또 공개된 스틸에서 위기를 맞이한 채옥에게 어떤 미스터리한 사건들이 펼쳐질지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