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전여빈(34)이 화제를 모았던 '중꺾그마(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 정신과 소감에 대해 해명했다.
전여빈은 지난달 열린 제44회 청룡영화상에서 여우조연상을 수상할 당시 "'거미집'을 상징하는 신조어는 '중꺾그마'다. 중요한 건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다. 마음이 믿음이 돼 실체가 없는 것이 실체가 될 수 있는 엔진이 될 수 있다. 누군가 자신의 길을 믿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다면 믿어도 된다고 응원하고 싶다"며 자신만의 확고한 연기 철학을 담은 소감으로 보는 이들의 용기를 북돋웠다.
청룡영화상을 통해 '중꺾그마'의 아이콘이 된 전여빈은 "사실 평소 나의 소소한 마음이었는데 수상을 통해 너무 거창한 모습으로 나가서 민망하기도 했다. 솔직히 여우조연상을 너무 받고 싶었는데 수상을 예상하지는 못해서 (소감에 대한) 준비를 전혀 못 해갔다. 조금이라도 수상을 예상했다면 좀 더 멋있는 수상 소감을 했을 텐데 개인적으로는 좀 아쉽더라. 그래도 팬들과 시청자가 내 소소한 이야기에 공감해 주고 좋아해 줘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때 밀려오는 감동이 더 컸던 것 같다"고 웃었다.
그는 "이 자리를 통해 오해를 풀고 싶다. 소감으로 '중꺾그마'를 이야기 한 바람에 몇몇 분은 내가 만든 신조어라고 생각하시는 것 같다. 원작자가 따로 있는데 오해가 될까 봐 걱정되는 마음도 크다"며 "이 신조어를 만든 분은 박명수 선생이다. 박명수 선생이 한 프로그램에서 '중꺾마'를 이야기 하다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인 거야'라며 버럭했다고 하더라. 처음 그 이야기를 듣고 나 역시 머리가 띵해졌을 정도로 가슴에 와닿았다. 힘이 들더라도 내가 좋으면 하는 그 마음이 정말 중요하고 좋지 않나? 그게 MZ 세대 사이에서 밈이 됐고 '거미집' 무대인사를 하면서 '중꺾그마'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 우리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거미집' 무대인사 때만 해도 박명수 선생의 어록인 줄 모르고 요즘 MZ 세대 신조어인 줄만 알고 마구 썼던 것 같다. 박명수 선생께서 꽤 오래전에 '중꺾그마'를 이야기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정말 몇 수 앞을 내다보는, 통찰력이 뛰어난 분이신 것 같다. 오해가 생길 것 같은데 '중꺾그마'는 단연코 박명수 선생이 원조다"며 "이런 좋은 단어를 알게 해줘 감사하다. 그만큼 요즘 꺾이고 좌절할 일이 많아 마음이 아팠다. 한편으로는 이런 말이 와닿을 정도로 현재 우리들은 굳은살을 길러야 할 일들이 많구나 싶어 마음이 애잔하기도 했다. 외로운 이들에게 소소한 위로를 전하고 싶어서 그 단어를 선택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