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필라델피아 필리스가 내부 FA 애런 놀라와 20일(이하 한국시각) 7년 1억7200만달러에 재계약했다고 발표한 가운데, 오타니 쇼헤이 계약도 곧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빠르면 다음달 초 열리는 메이저리그 윈터미팅 이전이 지목되고 있다.
이날 MLB.com은 NL의 한 구단 관계자가 "많은 에이전트들이 톱클래스 FA들의 계약을 기다리고 있다"며 "오타니와 야마모토 요시노부, 코디 벨린저가 계약을 마치면 그 다음 부류의 FA들의 계약이 이어질 것이다. 추수감사절과 윈터미팅 사이에 광풍이 몰아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포츠전문 채널 ESPN도 앞서 지난 12일 '오타니의 FA 이슈는 오래갈 것 같지 않다. 지난 주 ESPN과 이야기를 나눈 수많은 단장들은 그가 생각보다 빨리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했다'며 '아마도 다음 달 초 윈터미팅이 끝나기 전 결론이 날 수도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오타니가 이미 자신이 뛸 팀을 정했다는 관측이 나돌고 있어 비상한 관심을 끈다.
ESPN 버스터 올니 기자는 '오타니의 한 친구가 말하길, 오타니는 이미 본인이 뛰고 싶은 팀을 결정했고, 에이전트가 협상을 진행하는 동안 뒤에서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결국 오타니는 정해놓은 바에 따라 일을 추진할 것이다. 그가 원하는 팀이 온당한 조건을 제시했다면 (돈을 중심으로 펼쳐지는)영입 경쟁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며 '그 팀은 바로 LA 다저스'라고 전했다.
다저스가 오타니가 계약할 가장 유력한 팀이라는 건 지난 겨울부터 나돈 소문이다. 현지 매체들과 각 구단 단장 및 에이전트들 대다수가 오타니가 다저스와 계약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오타니 주변에서 이런 얘기가 나온 적은 없었다. 야구 및 언론계 종사자들이 아닌 '일반인 절친'이라면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오타니라도 진심을 터놓을 수 있는 법.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은 다음 달 5~7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개최된다. 윈터미팅은 구단 고위 관계자들과 에이전트들, 미디어가 총출동하는 오프시즌의 하이라이트다. 대형 계약이 체결되거나 합의가 되는 시기가 윈터미팅이다. 계약 내용이 발표되는 것은 12월 10일 이후가 보통이지만, 기본적으로 탐색전을 거쳐 계약조건을 주고받고 나아가 잠정 합의에 이르는 시점은 윈터미팅 기간이다.
하지만 오타니의 경우 탐색전과 같은 '간보기'가 필요없다는 것이다. 가고 싶은 팀이 정해졌다면, 계약조건만 맞추면 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게 다저스라는 게 올니 기자의 예상이다.
일각에서는 오타니가 2~3년 단기계약에도 가능성을 두고 있다는 의견이 나오지만, 그의 '성격상' 조건만 맞는다면 은퇴할 때까지 뛸 수 있는 팀을 고를 것으로 많은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오타니가 가장 중요하게 보는 조건은 우승 전력이다. 6년 전 처음 미국땅을 밟을 때 투타 겸업을 최대한 보장하고 서부지구, 스몰마켓, 일본인 슈퍼스타가 거치지 않은 팀을 최종 후보로 선택했던 오타니가 이제는 우승팀이 될 수 있느냐에만 초점을 맞춘다는 건 본인도 인정한 사실이다.
오타니는 지난 17일 BBWAA(전미야구기자협회)가 발표한 AL MVP에서 만장일치의 지지를 받았다. 2021년에 이어 생애 두 번째 MVP. 만장일치 MVP를 두 번 받은 선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오타니가 유일하다.
또한 오타니가 에인절스를 떠난다면 1992년 배리 본즈 이후 31년 만에 MVP 수상 직후 팀을 옮기는 케이스가 된다.
오타니의 예상 계약 규모는 10년 5억달러 이상이다. 다저스가 이 정도 조건을 제안한다면 오타니는 금액에 관해 크게 따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